보리를 밟아주는 삶의 지혜가 없었다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지 못한 보리는 우리에게 양식을 제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겨울철 보리는 밟아서 죽는 것이 아니라 밟을수록 더욱더 강한 생명력을 키워 혹독한 겨울을 견뎌낸다.
그리고 기다리던 희망의 봄이 오면 무럭무럭 자라 보리의 가치를 충분히 만들어 낸다. 이것이 겨울 보리밭은 밟을수록 좋다는 속담이 의미하는 삶의 지혜다.
인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터.
김창수 세 번째 에세이 보리밭 인생은 선인들이 경험에서 터득한 삶의 철학인 속담을 제목으로 작가의 경험과 깨달음을 담담한 필치로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속담은 한 민족이 오랜 생활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간명한 방식으로 나타낸 관용적 표현이다. 서민 생활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 많으나, 고전(古典)이나 고사(故事)에서 나와 어느덧 세상에 유포된 것도 있다. 어조가 좋고 간결하며, 표현이 정확하기 때문에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
이 책은 지혜에 가치를 두고 삶의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가난도 스승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등 속담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를 저자의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담담한 필치로 진솔하게 풀어냈다. 속담으로 풀어낸 에피소드 형식이라는 것이 신선하며, 작가 자신의 삶의 경험을 속담으로 표현해 독자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또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속담을 하나의 생활철학으로 삼고 그 나름의 인생을 가꾸고 다져간다.
김창수 저/북스타/208쪽/1만4000원.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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