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이 흔들리고 있다. 과거에는 스승의 그림자 조차 밟지 않을 정도로 존경심이 높았지만 요즘에는 많이 시들해졌다. 본연의 업무인 수업에 방해를 받는가하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언을 듣기 일쑤다. 심지어는 교사가 얻어맞거나 성추행 당하는 사례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교원들의 축제 날이 되어야 할 스승의 날에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이런 날에는 교사들이 선심성 선물을 받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외부 시선을 의식, 휴업을 하기도 한다.
이는 교직 사회가 소신을 갖지 못해 빚어지는 현상으로 급격히 붕괴되고 있는 교권과도 무관하지 않다.
교권추락의 원인은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되고 각박해진데 따른 것이다. 저출산 영향에 따라 한 가정에 자녀가 1~2명 밖에 없게 되자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와 이기주의가 만연하다.
자녀가 학교 안에서 교사와 트러블이 발생하면 앞 뒤 가리지 않고 교사만 나무라는 과정에서 폭언, 폭행 등 교권 침해를 저지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교권 추락의 원인은 반드시 외부에서만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교직사회에서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충남교육청 전문직 문제유출 사건과 같은 사례가 되풀이 된다면 스승 존경심을 외부로부터 끌어낼 수 없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배우기 때문에 스승이 된 사람부터 반듯해야 한다. 어느 직업보다도 고도의 도덕성이 교원들에게 요구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흔들리고 있는 교권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교권보호법 제정 등 제도적 손질이 시급하다고 교육계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현행 교원지향상을 위한 특별법 등 교권강화와 관련된 법안이 외부인 학교 출입절차와 교권 침해 행위 제어장치 및 발생 시 처벌규정 등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때문에 이같은 내용을 포괄하는 교권보호법 제정으로 교권강화 초석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교원 스스로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스스로 불필요한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제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눈높이를 맞출 때 스승 존경 분위기가 싹트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자기 자녀 이기주의를 지양하고 객관적이고 발전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또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 교직사회를 견제, 감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대전시의회 최진동 교육위원장은 “교권을 바로세우는 일은 교원과 학생 학부모 등 학교구성원의 노력이 삼위일체가 될 때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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