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지속적인 한의학 세계화 전략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동수]지속적인 한의학 세계화 전략 필요하다

[사이언스 칼럼]김동수 한국한의학硏 연구원

  • 승인 2013-05-15 14:23
  • 신문게재 2013-05-16 21면
  • 김동수 한국한의학硏 연구원김동수 한국한의학硏 연구원
▲ 김동수 한국한의학硏 연구원
▲ 김동수 한국한의학硏 연구원
최근 중국 정부의 중의학 세계화 추진이 거세다. 중국은 2010년 중의 침구(針灸), 2011년에는 중의학의 오랜 고전인 황제내경과 본초강목을 동시에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2009년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이 전통의서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자 자존심이 상한 중국의 반격이다. 중국은 이처럼 국가적으로 중의학이 문화·산업·보건적 활용도가 높음을 깨닫고 중의학에 지속적인 지원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중의학의 세계화를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중국은 중약의 세계화를 위해 끊임없이 범정부 차원에서 노력해 왔다. 1997년 국무원의 '중약현대화 과학기술산업계획'에서 시작된 중국의 중약산업 발전 계획은 중약현대화를 통해 글로벌한 중약신약을 개발함으로써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랜 기간에 걸친 지원을 통해 중국은 현재 매출액 1조원이 훨씬 넘는 중약제약회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중약 중 하나인 '단삼적환'의 미국 FDA 3상 임상시험 진행 등 유망한 중약에 대해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중의약 서비스산업에 대해서도 중국정부는 2012년 '중의약 서비스 무역발전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면서 전세계에 퍼져있는 약 4000만명의 화교를 바탕으로 중의의료기관, 중의학 대학 등을 활용해 의료 및 양생·재활서비스, 교육, 과학연구 등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중국은 세계 전통의학 강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2008년 세계 전통의학 보건체계 강화를 위한 선언인 WHO의 '베이징선언(Beijing Declaration)'이 채택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국제 표준화기구(ISO)의 전통의학 부문인 TC249 명칭을 TCM(Traditional Chinese Medicine)으로 제안하는 등 전통의학 표준을 중의학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또한, 다국적 기업의 전통지식 사용 시 이익공유가 가능하도록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를 통해 외교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통의학 종주국으로써 국제적인 인정을 받기 위한 중국의 노력은 정치·문화적인 필요성 뿐만 아니라, 중의학에 대한 국제 브랜드를 구축하고 중의약 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하여 세계전통의학 시장 선점 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다방면에서 추진되고 있는 중국의 중의학 세계화는 우리나라 한의학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다. 중의학은 한의학보다 앞서 세계 전통의학의 제품 및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문화적으로는 세계 전통의학을 중의학(TCM)의 범주로 포함시키려 노력하여 한의학의 세계적 브랜드화를 막아서는 것은 물론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외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중FTA, 나고야의정서 등 국제적인 협약에 의해 중의학은 국내 한의학 시장도 진입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다행히 한의학 세계화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중의학에 대응할 한의학 세계화 정책 추진의 기회를 얻었다. 한의학 세계화를 위해서는 산업, 서비스, 문화 등 분야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첫째 취약한 한의약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보험확대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의료서비스 세계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한방의료관광, ODA(공적개발원조)에서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셋째 허준, 대장금의 뒤를 이을 한의학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한의학만의 고유한 영역인 사암침, 사상의학에 대한 문화유산 등재 등을 통해 문화적 측면에서의 세계화도 추진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의학 세계화를 총괄적으로 지휘할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산업체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세계화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지속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의학 세계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중의학 세계화가 수십 년 전부터 계획되고 지원되어왔던 정책임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 하에 중의학의 세계화는 실질적인 실력과 세계적인 경쟁력이 뒷받침되어 추진되고 있다.

중의학에 대응한 한의학 세계화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과 정책이 일관적으로 추진된다면 세계 전통의학 시장에서 한의학이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