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사들조차 편치 못한 스승의 날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교사들조차 편치 못한 스승의 날

  • 승인 2013-05-13 18:38
  • 신문게재 2013-05-14 21면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학교마다 다른 프로그램의 행사가 전개되나 거기에 담긴 의미는 같으리라. 스승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학생에게는 사랑을 담아 전하고자 하는 행사인 것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스승의 날이지만 주인공인 교사들에게는 이날이 결코 편하기만 한 날은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스승의 날이면 촌지문화를 들먹이는 바람에 이날 하루를 휴무일로 잡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대전에서도 초등학교 2곳이 이날 휴업한다. 심지어 '스승의 날 선물과 꽃을 사양한다'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낸 학교도 있다. 일부에서는 '스승의 날을 방학기간으로 옮기자'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스승의 날을 맞아 150명의 서울지역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쓸데없는 잡무가 많고 생활지도와 수업이 힘들다고 답변한 교사는 7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사 생활이 행복하다고 답변한 사람은 4명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나 고달픈 교육현장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사실 과거와 달라진 교육현장의 모습에서 교사들은 힘겨울 것이다. 교사의 수업하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띄우는 것은 일상화됐다. 심지어 한 초등학교에서 물을 떠오라는 교사의 말에 화장실 변기물을 떠다주는 충격적인 일까지 빚어지지 않았던가. 훈계하는 교사를 폭행하는 일까지 발생하니 교사들이 실망하고 지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교사라는 직업은 남다른 직업이다. 미래 주인공들의 인격형성과 잠재력, 창의력 등 다양한 사고력을 사랑과 훈육을 통해 키워나가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는 주체가 교사다. 때문에 열악하고 힘겨운 교육환경 속에서도 제자들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하며 보람을 느끼는 직업 또한 교사인 것이다. 보다 투철한 직업의식이 필요한 이유다.

그나마 스승의 날이 있기에 '스승의 은혜가 얼마나 막중한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평소 멀뚱멀뚱 쳐다만 보던 스승과 제자의 간격을 특정 행사를 통해 가까이서 한번 들여다 볼 수도 있지 않은가.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 가슴에 카네이션 달아드리고 귀여움이라도 한번 떨어보라. 제자들 가르치느라 흘리는 땀 닦을 수 있도록 손수건 선물이라도 하나 준비한 채 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