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15일 휴업을 결정한 곳은 대전 144개 초등학교 가운데 2곳이다.
A 초교는 현 학교장 부임 이전인 지난해 말, 이미 2013년 스승의 날 휴업을 결정했다. 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이날 수업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이를 최종 결정을 내렸다. 학생 등교는 없으며 교사들만 학교에 나온다. 휴업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스승의 날에 대한 일부 곱지 않은 시각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스승의 날 수업을 해야 진정한 의미를 학생과 교사들이 느낄 수 있는 데 아쉽다”며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라고 한탄했다.
B 초교의 경우 스승의 날이 공교롭게 개교기념일과 겹쳤다. 때문에 교사와 학생 모두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중·고교의 경우 스승의 날 공식적으로 휴업하는 곳은 없다. 하지만, 일부 학교는 학사 일정 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인 곳도 있다.
C 고교는 3학년만 학교에 나온다. 1학년은 스승의 날 전날 수학여행에서 복귀하기 때문에 피로 회복 차원에서 휴업을 결정했다. 2학년은 소풍을 간다. 3학년은 학교에 가지만 졸업앨범 촬영 일정이 예정돼 있다. 학사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지만, 스승의 날 학교 안이 썰렁해질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D 초교의 경우 스승의 날 정상 수업을 진행하지만, 얼마 전“스승의 날 선물과 꽃을 사양한다”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교직사회가 자신들의 잔치 날 지나치게 외부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한껏 움츠러든 모습을 보인 것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스승의 날은1년 중 학교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날이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교원 스스로 이날의 참뜻을 애써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씁쓸해 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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