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생활 13년 대전 문성초 민설희 교사 “이젠 스쿨 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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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생활 13년 대전 문성초 민설희 교사 “이젠 스쿨 맘이죠”

제자들의 '엄마 역할'… “가장 행복한 공간 만들것” 내일은 스승의 날

  • 승인 2013-05-13 18:05
  • 신문게재 2013-05-14 6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내일은 스승의 날
대전 문성초 '스쿨 맘' 민설희 교사가 학급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 문성초 '스쿨 맘' 민설희 교사가 학급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리 강아지 왔어?”

“네, 엄마.”

이는 화목한 가정에서 들릴 법한 대화내용이다. 대전 문성초 2학년 2반에서는 선생님과 제자 간 이같은 대화로 하루를 시작한다. 담임 민설희(37·여) 교사가 제안해서 시작된 호칭이 이젠 제법 모녀간 또는 모자간 대화처럼 자연스러워졌다. 민 교사는 반 학생들에게 엄마 같은 존재다. 교직 생활 13년 동안 '선생'이 아닌 '엄마' 역할을 해 왔다.

그녀는 “학기 초마다 학교에선 내가 너희 엄마이니까 학교 엄마라고 부르도록 했는데 학생들이 학교를 빼고 그냥 엄마로 자주 부른다”며 흐뭇해했다. 친근한 호칭처럼 민 교사는 학생들의 '스쿨 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점심시간 마다 교사와 학생들이 '겸상'을 하는 데 민 교사 옆 자리를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치열하다. 민 교사는 학생 한 명씩 눈을 맞춰가며 숟가락에 맛있는 반찬을 일일이 올려주는 등 실제 엄마와 같은 다정함을 보이곤 한다. 그녀 옆 자리엔 항상 학생 옷가지로 만든 이부자리가 있는 것도 '스쿨 맘'의 존재감을 알려준다.

민 교사는 “학생들이 아프면 내 옆자리에 눕게 한다”며 “보건실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들이 처음 만든 이부자리인데 이젠 우리 교실 병상이 됐다”고 웃었다. 학교 안팎에선 '스쿨 맘' 민 교사 칭찬이 자자하다.

문성초 이혜경 교감은 “요즘처럼 각박해지는 사회에서 교사가 학교에서 실제 엄마와 같은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데 민 선생님은 이런 부분을 채워주는 교사”라며 “스승의 날 전국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스승이다”고 치켜세웠다.

민 교사는 지난해 육아휴직으로 학교를 떠나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그리워 하루빨리 학교에 다시 나가고 싶었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민 교사는 “휴직하고 아이들을 못 볼 때 너무나 아이들이 그리웠다”며 “이같은 내 모습을 보고 내가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알았다”고 말했다.

교사로서 그녀의 꿈은 거창하지 않다. 교단에서 지금과 같이 학생들과 오래도록 동고동락하는 것이다.

민 교사는 “학교 안 자식인 학생들과 같이 숨을 쉬어도 행복하다”며 “내 새끼들과 서로 사랑하면서 학교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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