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문성초 '스쿨 맘' 민설희 교사가 학급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우리 강아지 왔어?”
“네, 엄마.”
이는 화목한 가정에서 들릴 법한 대화내용이다. 대전 문성초 2학년 2반에서는 선생님과 제자 간 이같은 대화로 하루를 시작한다. 담임 민설희(37·여) 교사가 제안해서 시작된 호칭이 이젠 제법 모녀간 또는 모자간 대화처럼 자연스러워졌다. 민 교사는 반 학생들에게 엄마 같은 존재다. 교직 생활 13년 동안 '선생'이 아닌 '엄마' 역할을 해 왔다.
그녀는 “학기 초마다 학교에선 내가 너희 엄마이니까 학교 엄마라고 부르도록 했는데 학생들이 학교를 빼고 그냥 엄마로 자주 부른다”며 흐뭇해했다. 친근한 호칭처럼 민 교사는 학생들의 '스쿨 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점심시간 마다 교사와 학생들이 '겸상'을 하는 데 민 교사 옆 자리를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치열하다. 민 교사는 학생 한 명씩 눈을 맞춰가며 숟가락에 맛있는 반찬을 일일이 올려주는 등 실제 엄마와 같은 다정함을 보이곤 한다. 그녀 옆 자리엔 항상 학생 옷가지로 만든 이부자리가 있는 것도 '스쿨 맘'의 존재감을 알려준다.
민 교사는 “학생들이 아프면 내 옆자리에 눕게 한다”며 “보건실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들이 처음 만든 이부자리인데 이젠 우리 교실 병상이 됐다”고 웃었다. 학교 안팎에선 '스쿨 맘' 민 교사 칭찬이 자자하다.
문성초 이혜경 교감은 “요즘처럼 각박해지는 사회에서 교사가 학교에서 실제 엄마와 같은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데 민 선생님은 이런 부분을 채워주는 교사”라며 “스승의 날 전국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스승이다”고 치켜세웠다.
민 교사는 지난해 육아휴직으로 학교를 떠나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그리워 하루빨리 학교에 다시 나가고 싶었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민 교사는 “휴직하고 아이들을 못 볼 때 너무나 아이들이 그리웠다”며 “이같은 내 모습을 보고 내가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알았다”고 말했다.
교사로서 그녀의 꿈은 거창하지 않다. 교단에서 지금과 같이 학생들과 오래도록 동고동락하는 것이다.
민 교사는 “학교 안 자식인 학생들과 같이 숨을 쉬어도 행복하다”며 “내 새끼들과 서로 사랑하면서 학교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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