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 |
위(魏)나라의 한 가난한 집 아들로 태어난 범저(范雎)도 종횡가를 지향하는 사람이었으나 이름도 연줄도 없는 그에게 그런 기회가 쉽사리 잡힐 리 없었다. 그래서 우선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중대부(中大夫) 수가(須賈)의 종자(從者)가 되어 그를 수행했다. 그런데 제나라에서 수가보다 범저의 인기가 더 좋았다. 그래서 기분이 상한 수가는 귀국 즉시 재상에게 “범저는 제(齊)나라와 내통하고 있다”고 참언(讒言)했다.
“우리 마을에 장록 선생이란 분이 계신데, 천하를 움직일 만한 재주가 있습니다. 다만, 몸을 드러내 놓고 활동할 수 없는 처지이므로, 대인께서 은밀히 진나라로 데려가시면 큰일을 해 낼 것으로 믿습니다. 한번 만나 모심이 어떠할는지요.” 다음날 밤 왕계는 범수의 청산유수 같은 달변과 식견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그래서 귀국할 때 범수를 하인으로 변장시켜 숨겨 데리고 갔다. 왕계는 어전에 나가 말했다.
어렵사리 장록을 진나라에 데려온 왕계는 소양왕(昭襄王)에게 소개했다. “전하, 위나라의 장록 선생은 천하의 외교가이옵니다.”
소양왕은 이 불손한 손님을 당장 내치고 싶었지만 인재가 아쉬운 전국시대이므로 일단 그를 말석에 앉혔다. 그 후 범저(范雎) 장록(張祿)은 원교근공책(遠交近攻策)으로 그의 진가를 발휘했다.
우리가 근무하는 직장이 그랬듯이 나라의 인재가 필요하다. 우리 주위의 인재를 발굴 누란지위(卵之危)의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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