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유발 '단백질 분해 복합체' 구조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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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유발 '단백질 분해 복합체' 구조 규명

KAIST 김호민 교수 전자현미경 이용 3차원 분석… 새 항암제 개발 '열쇠'

  • 승인 2013-05-06 13:52
  • 신문게재 2013-05-07 13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김호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김호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단백질분자도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고, 고해상도 3차원 구조를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KAIST(총장 강성모)는 의과학대학원 김호민 교수가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세포 내 단백질의 분해를 담당하는 프로테아좀(proteasome) 복합체의 고해상도 구조를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 5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우리 몸은 단백질의 생성과 소멸을 통해 세포 내 여러 가지 작용을 조절하고, 항상성을 유지한다. 프로테아좀 복합체는 폐기물 처리시설처럼 세포 내부에 있는 필요 없는 단백질들을 적절한 시기에 없애주면서 생체 조절의 핵심기능을 맡고 있다. 그러나 프로테아좀 복합체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사람에게 발생하는 주요 질병인 암, 퇴행성 뇌질환, 면역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벨케이드(Velcade)가 바로 이 프로테아좀의 기능을 억제해 암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항암제인데, 보다 더 약효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 및 질병치료제 개발을 위해 프로테아좀 복합체 관련 연구가 20년 이상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30여 개의 단백질이 모여서 만들어진 프로테아좀 복합체는 크기가 매우 크고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기능을 이해하기 위한 3차원 구조 분석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얼려진 상태의 단백질 샘플(프로테아좀 복합체)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얼려진 상태의 단백질 샘플(프로테아좀 복합체)
연구팀은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단백질 구조분석기술인 단백질결정학 기술 대신,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 안에 얼려진 단백질표본을 넣고 수백 장의 사진을 찍은 후 여러 각도에서 찍힌 단백질 사진을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분석함으로써 프로테아좀 복합체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단백질결정학을 이용한 방법보다 적은 단백질 샘플로 분석이 가능하며, 크기가 아주 큰 복합체 분석에 쉽다는 장점이 있다.

김호민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프로테아좀 복합체 조립과정 이해 및 3차원 구조 규명은 생체 내 단백질 소멸 조절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일 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고해상도 단백질 구조분석은 기존의 단백질 결정학 기술로 접근이 어려웠던 매우 큰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 분석을 가능케 할 것”이라며 “단백질결정학 기술과 바이오 투과전자현미경기술을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한다면 향후 여러 단백질복합체 3차 구조 연구에 큰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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