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기]일상생활속 대전 물레길 열자

[기고]윤원기 물 얘기꾼

▲ 윤원기 물 얘기꾼

대전에는 길이 많다. 자동차길, 철도길, 강길, 자전거길, 산길, 골목길 등 빠른 길부터 느린 길까지 정말로 많다. 이 길들은 매일 달리고 걷고 타고 왔다 갔다 한다. 전국의 걷기 열풍속에서 자연 길도 생겼다. 계족산 황톳길, 대전둘레산300리길, 대청호500리길 등 자연 길이다. 그런데 왠지 허전하다. 꼼꼼히 생각해 봤다. 답은 역사와 문화를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산에서 흘러내려와 각 마을을 거쳐 3대하천이나 금강으로 모여드는 작고 큰 하천을 몰라서 그렇다.

인류의 역사가 그렇듯이 대전의 역사도 금강과 갑천, 유등천, 대전천 3대하천 등에서 시작되었고 꽃을 활짝 피웠다.

대전의 역사에서 이 강들을 빼놓고는 설명을 할 수 없다. 금강변의 계족산성은 전략요충지로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격전의 장이요 갑천, 유등천, 대전천은 생활의 공간이었다. 대전 3대하천은 서고동저의 대전지형에 따라 서남출 동북류하다가 금강과 합수해 서해안으로 흘러 간다. 3대 하천으로 흘러 들어오는 작은 하천들은 어디에서 발원하여 어떤 경로로 오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역사 속의 인물, 고택, 전설 등이 무엇이 있을까 더 알고 싶어 진다.

갑천은 가장 큰 하천으로 계룡산에서 발원하는 두계천과 대둔산에서 발원하는 벌곡천이 대전시 서구의 용촌동에서 합류하여 구봉산 뒤편인 흑석동·괴곡동에서 감입사행하고, 가수원동부터는 완만히 흐르면서 진잠천·유성천·탄동천을 합쳐서 '갑천들'을 펼치고, 다시 삼천 부근에서 유등천·대전천을 합류하여 북쪽으로 흘러 관평천과 합쳐져 가신탄진 부근에서 금강 본류로 유입한다.

유등천은 금산군 진산면 청등리 산록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흘러 침산동에서 정생천과 합류하고, 안영동·복수동·유천동·도마동·수침교 밑을 통과하여 삼천동에서 대전천과 합류하여 갑천에 유입한다. 대전천은 금산군과의 경계인 만인산과 비파산 사이 소호동에서 발원하여 역시 북쪽으로 흘러 산내동·옥계동·석교동·인동·문창동을 지나 삼성1동 부근에서 식장산에서 발원하여 판암동·신흥동·대동을 관류하여 내려오는 대동천과 합류하고, 다시 삼천동에서 유등천과 합류하여 갑천으로 유입한다.

대전의 역사는 구석기시대부터 시작하여 3대 하천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수많은 지류와 동네사이에 있는 인물, 전설, 고택, 문화재 등은 물론이고 유불선 문화, 근현대문화를 찾아 나서야 한다. 이런 문화자원들을 체험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일자리로 다가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물길들을 하나로 묶어 대전물레길이라 명명하자. 세계로 나아가는 대전을 위한 온고이지신 자산으로 활용하도록 하자. 대전 어느 곳이나 길을 나서면 물레길을 만나 행복하게 하자. 대전산둘레길과 3대 하천길 사이에 이미 물레길은 실핏줄처럼 살아 있었다. 다만 우리가 알지 못했을뿐이다. 늦지 않았다. 시작이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