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전 세계 어린이가 즐겨 부르는 '루돌프 사슴 코' 캐럴은 1930년대 가난한 동화작가가 병든 아내와 친구들에게 놀림당하는 어린 딸을 위해 지은 동화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딸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던 아버지의 깊은 사랑이 아닐까 싶다. '빵'보다 '꿈'을 주는 부모가 되라는 말이 있다. '꿈'을 위해 직접 동화를 지어주는 일은 어렵더라도 아이와 애니메이션을 보며 함께 웃어보는 시간은 어떨까? 어린이날 아이들이 '아이답게' 웃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하루'가 아닐까 싶다. 어린이들과 함께 즐길만한 극장가의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니모를 찾아서 3D=탄생 10년 만에 3D로 거듭났다. 2003년 미국 개봉 당시 첫 주 7000만달러의 막강한 수입을 기록, '매트릭스2'를 제치고 흥행 1위에 올랐었다. 전 세계 8억달러의 흥행신화를 세우며 2003년 당시 최고의 흥행 수익을 일궈냈다. 제76회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개봉 당시 평론가들에게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사상 바다 속 모험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오션 어드벤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08년 미국영화연구소(AFI) 선정 역대 가장 위대한 애니메이션 10위에 올라 작품성도 인정받았던 걸작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3D버전은 10년전의 스토리는 그대로 유지하되, 귀여운 외모의 개성만점 캐릭터들과 실제 바다 속 세계를 3D로 풍성하게 살려냈다. 마치 바다 속을 실제로 경험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원작의 웃음과 감동을 배가시켰다는 평이다.
호기심 가득한 아기 물고기 '니모'가 인간에게 납치되자 아빠 '말린'은 상상을 초월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바다로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건망증이 심한 수다쟁이 물고기 '도리'와 함께 떠나는 모험에서 '말린'은 과연 아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3D로 더욱 화려해진 볼거리가 모험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애니메이션 '폭풍우 치는 밤에:비밀 친구'=늑대와 염소의 비밀스러운 우정을 그린 일본 애니메이션. 폭풍우 치는 밤 비를 피해 오두막에 들어간 염소 '메이'와 늑대 '가브'는 어두운 오두막에서 밤새도록 대화를 나누며 서로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다시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헤어진다. 하지만 다음날 약속 장소에서 만난 '가브'와 '메이'는 서로의 정체를 알고 깜짝 놀라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비밀스러운 우정을 지키기로 결심한다. 주위의 눈을 피해 우정을 쌓아가던 '가브'와 '메이'는 각자의 무리에게 의심받기 시작하고 결국 둘의 만남을 들키고 마는데…. 친구와의 우정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으로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태풍을 부르는 나와 우주의 프린세스=국내에선 네 번째로 개봉하는 '짱구' 극장판이자 시리즈 탄생 2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그만큼 볼거리도 화려해져서 알록달록한 짱아별의 풍경과 외계인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일부 어른 관객은 '왜 재미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젓기도 하지만 상영시간 내내 어린이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짱구는 사사건건 자기를 나쁜 오빠로 만드는 동생 짱아가 귀찮기만 하다. 때마침 짱아를 필요로 하는 짱아별의 외계인들이 짱아를 데리러 온다. 외계인들에 따르면 본래 여유로 가득 차 있던 태양계가 지구인들로 인해 여유가 부족해졌다. 이대로 간다면 태양계는 스트레스와 분노가 쌓여 혼돈에 빠지게 되지만 '느긋느긋현자'와 '짱아공주'가 만나게 되면 무한한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짱아는 짱아별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짱구는 태양계의 평화와 짱아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일생일대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피노키오 당나귀섬의 비밀=홀로 외롭게 살던 제페토 할아버지는 나무인형을 만들어 '피노키오'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착한 아이가 되어달라는 바람과는 달리 피노키오는 말썽을 피우며 할아버지의 속을 애태운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의 꾐에 넘어간 피노키오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들이 가득하다는 '장난감 섬'으로 들어갔다가 당나귀로 변해버리고 마는데…. 피노키오는 망망대해로 둘러싸인 비밀의 섬에서 탈출해 무사히 제페토 할아버지의 품에 돌아갈 수 있을까? 부산국제영화제 때 전회매진됐던 영화. 조권과 장광, 성동일의 더빙이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김의화 기자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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