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속 눈물' 감정노동의 그늘…서비스직 업무 스트레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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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속 눈물' 감정노동의 그늘…서비스직 업무 스트레스 심각

매뉴얼 보급도 속수무책

  • 승인 2013-05-01 17:08
  • 신문게재 2013-05-02 8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1. 7년차 백화점 판매사원인 A(여·27)씨는 지난주 화가 난 고객을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

전날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다짜고짜 고함을 지르면서 하자가 있는 제품을 판매했다며 쇼핑백을 집어던지고 난동을 부린 것이다.

A씨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고객의 양해를 구했지만 막무가내인 고객 때문에 며칠 밤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2. 3년차 114 상담사인 B(여·43)씨는 몰지각한 고객들로부터 욕설을 듣기 일쑤다.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스스로를 위안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한쪽이 무거운 것은 여전하다. B씨는 “심한 말을 들으면 불쾌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말을 건네는 고객들이 많아 지금껏 버티고 있다”며 “감정노동자 상당수가 직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백화점 판매사원의 자살, 대기업 임원의 항공기 여승무원 폭행 사건 등 고객서비스를 업무로 하는 직장인들의 애환이 잇따르고 있다.

불특정 고객을 상대하는 감정노동자들이 당하는 불행한 사례는 곳곳에서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감정노동자 대부분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를 위안하지만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의 판매사원, 콜센터 상담사, 텔레마케터 등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의 고통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다가 개인주의 만연 등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일부 몰지각한 소비자들의 행태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노동자 대부분이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또 다시 업무를 수행하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심각한 스트레스로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하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블랙컨슈머를 응대하기 위한 매뉴얼을 보급하는 등 대책이 제시되고 있다.

또 백화점은 판매사원들의 사기나 격려,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수시로 실시되고, 국내나 해외연수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재충전을 통해 마음을 추스르고 원활한 업무 수행을 하기 위해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막무가내식 고객에게는 응대 매뉴얼도 소용없는 경우가 많다”며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측이 어려워 업무환경 개선과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판매사원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감정노동=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사람의 눈에 보이는 표정이나 몸짓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감정을 관리하는 일.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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