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균]온 세상 희망의 증거,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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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균]온 세상 희망의 증거,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기고]신정균 세종시 교육감

  • 승인 2013-05-01 13:39
  • 신문게재 2013-05-02 20면
  • 신정균 세종시 교육감신정균 세종시 교육감
4월에도 눈이 내렸던 어처구니없던 날을 지나, 어느 덧 올려다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다. 봄꽃이 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연녹색 잎들이 가득하고 1년 중 가장 아름답다는 그 5월이 이제 눈앞에 펼쳐져 있다.

신록의 계절 5월은 매일 매일이 기념일이요, 가정의 날이나 그 중에서도 국가적으로 그 어떤 날보다 중시해야 하는 날이 있으니, 그것은 어린이날이다.

왜 그런가 하면, 어린이는 국가의 미래요, 우리 희망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 소중한 어린이를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몇년 전, 우연히 본 중학교 국어책에 있었던 이야기다. 주인공은 어릴 적 사탕가게에 사탕을 사러 갔다가 어린 마음에 버찌씨가 돈인 줄 알고 버찌씨로 계산을 한다. 사탕가게 주인은 조금 멈칫하더니 버찌씨를 받고 오히려 거스름돈을 내어준다.

먼 훗날, 주인공은 열대어가게를 열었고, 어린 날의 자신과 같은 꼬마 손님들을 만난다. 열대어를 사고 싶은 마음에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는 어린남매, 그러나 그네들이 내민 돈은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지만 이제 어른이 된 주인공은 아이들이 내민 돈을 받고 거스름돈까지 내어줬다.

이 이야기의 제목은 '이해의 선물'이다.

사탕가게 주인도, 열대어가게 주인도 셈을 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직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 먹고싶고 가지고 싶은, 그 순수한 호기심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아이들의 체면을 당당히 세워준 어른들의 따뜻한 이야기다.

또 자신의 어린 시절 동심을 잘 지켜준 것에 대해 '내리사랑'으로 보답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요즘같이 각박해진 세상에서라면 어떠할까?

물건을 내어주지 않음은 물론이고 매서운 눈초리로 야단을 칠 수도 있고, 보호자를 불러 아이들 교육을 잘 시키라는 훈계를 늘어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각 가정의 부모들은 '또 어떤 선물을 해주어야 하나?' 고민할 것이다. 어쩌면 적지 않은 금액의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느라 노심초사할지도 모르겠다.

진정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선물이 좋은 선물이 될까? 어린이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 매일 조금씩이라도 시간을 내 아이와 함께 아이처럼 놀아주는 것, 그리하여 삶을 긍정하는 태도와 밝고 씩씩한 마음이 절로 싹트게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어른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른이 불행하면 아이도 행복하기 어렵다. 부모, 가정, 학교, 사회가 불행하면 그 속에 어린이는 가장 먼저 상처를 받는다.

그러므로 어린이가 행복하기 위해서 부모부터, 어른들부터 좀 더 행복하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더불어,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 안에 모든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지혜를 모아 노력하자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굴참나무 숲으로 아이들이 뛰어간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는 온 세상 희망의 증거다. 아직 우리가 생기있게 살아 움직인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의미다. 신록의 5월,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더 크게, 더 활기차게 들리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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