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지적장애 등 중증의 장애인들이 화장지와 케이크 등을 생산하는 직업을 갖게 됐고, 주간보호실에서는 부모와 떨어져 재활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더욱이 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 중 처음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의 ISO9001을 획득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높였다.
지난달 26일 기자가 찾은 대덕구 문평동 대덕경찰서 뒤에 있는 무지개복지센터는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에 의한' 공장이었다. 지상2층과 지상1층 두 개의 건물은 문턱이 없고 손잡이 핸드레일과 점자블록 그리고 부딪힘 방지를 위한 쿠션까지 갖추고 있었다. 전국 400여 개의 장애인근로사업장으로 최초로 지난해 7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을 받았다는 게 실감 났다.
국내산 쌀로 생산한 케이크는 군부대에 납품하고 단팥과 소보루 등 45종에 이르는 빵은 하루 1000개 만들어 제과점과 커피숍 등에 판매하고 있다.
무지개복지센터 관계자는 “장애인을 더 고용한다는 목표로 좋은 원료에 판매 가격을 낮춰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반죽기계처럼 자동화기계 도입을 지양해 장애인 확대고용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번 째 근로사업장에서는 복사용지 생산이 한창이었다. 제지공장에서 들여온 원지를 A4 규격의 복사용지로 자르고 포장해 재가공했다. 이곳에서도 중증 장애인 10여명이 원지를 운반하고 생산된 복사용지를 상자에 담는 일을 했다.
이밖에도 무지개복지센터에서는 전문 생산시설을 갖추고 장애인 20여명이 고급 화장지와 핸드타월, 냅킨을 생산하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무지개복지센터에 있는 제과제빵ㆍ복사용지ㆍ화장지류 생산 공정에 작업자 중 비장애인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복지센터 직원을 제외하고 생산자들은 모두 장애인으로 구성됐고 그중에서 중증장애인이 대부분(82%)이다. 또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정한 품질경영시스템 인증(ISO9001)을 획득해 장애인 생산품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2011년 12월 입사해 종이타월을 생산하는 지적장애 2급 문 모(25)씨는 “오정동에서 버스 두 번을 타고 혼자서 찾아온다”며 “낮에 일하고 오후에 퇴근하는 일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무지개복지센터는 장애인이 모여 제품을 생산하는 것 외에 일상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을 주간동안 보호하고 재활을 돕는 중증장애인 '무지개 주간보호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주간보호시설은 장애인 가족의 항시 보호부담을 덜어주고 주간동안 장애인을 보호하며 미술치료ㆍ음악활동 등으로 재활을 돕고 있다.
무지개복지센터 오승엽 센터장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전국 최초로 공기업이 잘 운영할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복지센터가 장애인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품질인증도 받았고 가격경쟁력도 있어 판매 수입으로 직원 월급을 충분히 지급하는 안정성도 확보한 상태여서 앞으로 지역에서 신뢰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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