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A백화점 여직원의 자살이 매출 압박과 관련됐다는 주장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같은 처지에 있는 판매사원들의 하소연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매출까지는 아니더라도 백화점의 실적 달성을 위해 각종 행사를 매장에 요구하거나 비용까지 떠넘기는 사례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상식을 벗어난 몰지각한 손님이라도 만나면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심각하다.
28일 관련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출 신장에 대한 스트레스가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백화점 특성상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 신장이 필요하다.
투자 대비 신장률이 낮을 경우 적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매출을 끌어 올리기 위해 매장 판매사원들에게 실적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식당가 등 개인사업자의 임대매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매장의 경우 해당 브랜드가 매니저와 판매 사원을 고용, 백화점 직원들은 이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때문에 백화점 직원들도 매출 신장이 더딜 경우 매장 매니저나 판매사원들을 채근할 수밖에 없다.
본사로부터 매출 목표에 대한 질책이 내려오고, 지점 격인 대전의 백화점들은 이를 채우기 위해 매장 직원들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매출을 높이기 위해 각종 판촉행사 진행을 매장에 요구하고, 비용마저 매장에 떠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B백화점의 한 매니저는 “매출이 낮은 매장의 매니저들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각종 행사 진행을 요구받기도 하고, 일부는 비용까지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직원들도 고통받기는 마찬가지다.
관리하는 매장의 매출이 하락하면 간부들로부터 질책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리자급 직원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매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휴일조차도 편히 쉬지 못할 때가 많다.
간부들 역시 연이은 본사 회의와 자료 준비 등 심적 스트레스로 건강까지 나빠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C백화점 한 관계자는 “백화점마다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매출이 하락하면 매장의 매니저나 판매사원 뿐 아니라 백화점 직원들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다만, 일부의 극소수 매니저들은 고객에게 현금 매출을 올리고도 나중에 자신의 카드로 결제하는 편법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백화점 이미지나 사고예방 차원에서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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