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충남도지사 |
이번 훈련에 참여하면서 느낀 소회는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한반도 평화관리의 중요성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으로 인해 우리는 예로부터 숱한 외세의 공격을 받아왔다. 그 역사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평화를 지켜내는 일은 우리의 생존전략의 다름 아니었다. 1945년 남북분단과 6ㆍ25전쟁 이후 여전히 정전협정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도 평화관리는 매우 중요한 국가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평화의 관리는 여야의 문제도 아니고, 이념이나 정치노선의 문제를 넘어서는 가치다. 따라서 정파적 이해를 넘어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역대정부가 추진해온 평화관리 노력들이 계속 이어져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1972년 7ㆍ4남북 공동선언과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그리고 2000년 6ㆍ15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10ㆍ4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평화교류협력의 역사를 계승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평화관리는 물론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미일 전략적 동맹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주변 강국들을 어떠한 형태로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협력자로 만들어 나가는 외교전략이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대화를 통해서 위기를 관리하고, 동북아 평화의 질서를 이끌어내는 대한민국의 지도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 때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평화는 굳건한 안보태세 위에서 가능하다.
철통안보와 평화관리는 동전의 양면이라 할 수 있다. 안보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애국심과 단결심이다. 안보는 나라사랑의 마음, 자신이 사는 지역공동체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된다. 지역과 국가에 대한 구성원들의 사랑과 헌신이 국가공동체를 지킬 것이며, 지역공동체를 지키는 힘이다.
4월 1일 예비군의 날 기념식에서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예비군 대원 여러분, 만일 한반도가 위기에 빠진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어떠한 것보다는 우리 지역과 조국을 위해서 함께 나서주시겠습니까?” 그 물음에 우뢰와 같은 목소리로 '네!'를 외쳤다. 세 번을 똑같이 물었고, 대답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화랑훈련 기간에 격려차 32사단을 방문했을 때에도 같은 질문을 했고,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군인과 경찰, 공무원과 민간인의 구분 없이 우리가 같은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로 단결할 수 있으며, 우리가 하나가 되면 대한민국의 안보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 힘으로 평화는 관리될 것이라고 믿는다. 숱한 외세의 침략을 애국심과 단결로 이겨내 온 우리 민족의 역사적 저력은 그렇게 이어져갈 것이다.
이번 화랑훈련은 이러한 국민적 의지를 다지고, 다양한 위기상황을 가정한 실전대비태세를 확립하는데 의의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민, 관, 군, 경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량을 최고로 발휘하면서도 어떻게 효과적으로 협업해야 하는지를 훈련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훈련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지역통합방위협의회 의장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화랑훈련을 계기로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굳건한 안보태세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관리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