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법은 약자의 따뜻한 보호막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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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법은 약자의 따뜻한 보호막 돼야

  • 승인 2013-04-25 18:48
  • 신문게재 2013-04-26 21면
누군가와 충돌이 생겼을 때 너나 할 것 없이 흔히 내뱉는 말 가운데 하나가 '법대로 하자'는 말이다. 흥분 상태에서 불쑥 내뱉은 '법대로 하자'는 말은 정작 실천에 옮기기 쉽지 않다. '법대로 하자'는 것은 뭔가 '힘의 논리'를 내포한 듯해 서민들에게 여전히 멀게 느껴질 따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제50회 법의 날을 맞아 기념식 축사를 통해 “법대로 하자는 이야기가 강자가 약자를 위협하는 수단이 아니라 약자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안전판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힘의 논리' 아닌 법의 정신에 담긴 '평등의 논리'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법이 망가지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경찰이 근무하는 지구대 내에서 주취자나 폭력배들에 의한 폭행이 빚어지기도 한다. 거리 교통 질서 단속에 나선 일선 경찰이 범법자의 차에 매달려 끌려가는 사례 또한 종종 목격할 수 있다. 공권력 확립이 시급한 이유다. 그러나 그 지향하는 목표점은 시민의 안전이다.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공권력이지 법 집행자의 편의를 위한 공권력이어서는 안 된다.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법질서 준수 또한 중요하다. 우리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장관 또는 고위공직자 임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사회 지도층들이 얼마나 법을 무시하고 사리사욕을 충족시켜 왔는가를 목격했다. 최근 마무리된 박근혜 정부의 내각 구성을 위한 청문회에서도 이 같은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법질서 준수는 곧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인 것이다.

과거 유행했던 '무전유죄,유전무죄' 역시 법 앞에 평등하지 못했던 한국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빈부 격차로 인해 평등한 법의 심판을 받지 못한다고 느꼈던 서민들의 피해의식이 응축된 단어다. 이로 인해 상당수 서민들은 '법대로 하자'는 말에 몸을 움츠리곤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같은 부끄러운 말이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상용되지 않도록 앞장서 달라”며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함을 강조했다. 국가 법질서 확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무엇보다 '법은 사회적 약자에게 따뜻한 보호막이 돼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축사 문구가 실천돼야 비로소 제대로 된 법질서 확립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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