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부터 20년간 북한에 송환된 조총련 재일교포들. 돌아오는 선택권을 박탈당하고 그곳에 갇힌 이들만 무려 9만 4000여명에 이른다.
재일교포 2세 양영희 감독의 세 명의 오빠 역시 북송사업이 한창 진행중이었던 1971~72년 북한으로 이주했다. 영화 속 '성호'라는 주인공은 양감독의 세 오빠를 모두 투영한 인물로 현재 두 명의 오빠만이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한다. 양 감독은 시대가 낳은 비극의 한가운데서 겪어야 했던 특별한 가족 이야기를 영화로 재구성, 차분하지만 호소력 있게 그려냈다.
'가족의 나라'는 병을 치료하기 위한 3개월의 시간, 그리고 감시자 동반을 조건으로 25년만에 재회한 가족의 예정된 이별을 통해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떠나야 했고 보내야 했던 이들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양 감독은 2006년 북한에 있는 오빠와 조카, 그리고 평생 그곳을 조국으로 믿고 따른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을 발표하며 데뷔와 함께 평단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가족의 나라' 역시 전 세계 영화제를 휩쓸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 15개국 18개 국제영화제에 정식 출품되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6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 제10회 파리시네마영화제 마음을 울리는 영화상, 제4회 오렌부르크국제영화제 그랑프리, 제13회 아시아티카영화제 관객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똥파리'의 양익준이 북에서 따라온 감시자 '양 동지'로 분해 매서운 눈빛 연기와 함께 복잡한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준다는 평이다.
21세기 현대인, 특히 미국 중산층의 불안하고 위태로운 상태를 거대한 폭풍에 맞서는 한 남자의 이야기에 빗대어 보여준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의외의 결말, 극한의 위협과 공포를 보여주는 새로운 차원의 심리 드라마다. 평온한 화면 속에 스며든 서늘한 기운을 통해, 겉보기에 멀쩡한 중산층의 삶 이면에 도사린 붕괴 위기의 징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평이다.
건설현장 매니저인 커티스(마이클 섀넌)는 어린 딸과 함께 크게 부족할 것 없이 사는 평범하고 성실한 35살의 가장이다. 하지만 며칠째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다 환영과 환청까지 시작되면서, 평온했던 일상이 완전히 무너진다. 곧 인류를 쓸어버릴 거대한 폭풍우가 오리라는 징후라고 생각한 커티스는 무리하게 대출까지 받으면서 방공호를 만들고, 아내 사만다(제시카 채스테인)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그의 변화에 당혹감을 느끼는데….
선댄스영화제에서 호평 받았고, 칸영화제에서 비평가주간 대상을 비롯해 3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제프 니콜스 감독은 단 세 편의 영화로 일약 차세대 감독 반열에 오른 무서운 신예로 알려지고 있다. 주인공을 연기한 마이클 섀넌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으며 영화 '제로 다크 서티'의 제시카 채스테인의 연기도 볼만하다.
김의화 기자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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