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식]신뢰 - 사회적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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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식]신뢰 - 사회적 자본

[시론]신명식 대전 시민아카데미 대표

  • 승인 2013-04-17 16:12
  • 신문게재 2013-04-18 21면
  • 신명식 대전 시민아카데미 대표신명식 대전 시민아카데미 대표
▲ 신명식 대전 시민아카데미 대표
▲ 신명식 대전 시민아카데미 대표
최근 들어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고 있다. 오래전부터 생활협동조합운동 등의 소비자 조합이 활발히 시장의 한 켠에서 활동하며 그 영역을 확보하고 있고, 작년에는 협동조합법이 통과되어 이제는 5인 이상으로 법적 요건을 준비하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시장이 결코 전부를 감당할 수 없고 일정 부분 시장의 실패가 필연적인 현대사회에서 시장의 한계를 우회하며 극복의 가능성으로 제시되는 이러한 제도와 대안적 사회운동은 그 규모나 제도적 안착, 성과를 예측하고 논하기 이전에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흐름들의 이론적 바탕이 되는 사회적 자본에 대한 관심도 늘어 가고 있다. 특히 대전시의 경우 경제 성장과 복지확대의 현실적 한계를 채워줄 수 있는 요소로서 사회적 자본을 중시하고 이를 확충할 수 있는 연구, 제도, 조직의 준비를 위한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였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상호 협력하여 사회적 공통의 목표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신뢰, 규범, 관계 등의 사회적 자산을 총칭하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은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의 시장 대안적 움직임에 필수적이고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에서도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이 '신뢰'다. 사람이 사람을 믿고, 사람이 조직을 믿고, 사람이 제도를 믿고, 조직이 조직을 믿는 '신뢰'야 말로 사회를 사회이게 하고 가능하게 하는 일차적 요소다. 여기서 신뢰란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게 있어 앞으로 일어날 행위에 의한 결과가 나 또는 집단의 이해와 기대에 부응하여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대한 믿음을 뜻할 것이다.

즉, 나와 관계를 맺는 상대가 나의 기대와 예측에 어긋나거나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내가 기반을 두고 있는 사회의 일반적 상식과 그에 대한 나의 이해에 기초해 있다는 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에는 개인 주체들 간의 상호관계에서 생기는 신뢰, 주체들이 집단 내에 속함으로써 생기는 공통의 감각으로서의 신뢰, 주체가 제도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신뢰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개인이나 집단이 제도와의 관계 속에서 보여지고 이루어지는 사회적 신뢰다. 한국사회에서 아직도 신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법을 잘 지킬 것이라고 믿을 수 없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을 수 없으며,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의 희생에 반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그 누군가는 대부분 우리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되기에 더욱 심각하다. 관료, 정치인, 지식인, 기업인 등 사회지도층에 대한 불신이 우리 사회의 신뢰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핵심적 요인이다. 나누어져 있던 힘, 돈, 권력, 명예를 한꺼번에 가지려는 사회지도층의 탐욕이 우리사회의 신뢰를 깨뜨리는 주요한 사회적 요소다.

이러한 문제가 결국 우리 사회의 리더십의 결여로 나타나고 리더십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나고, 개인은 사회적 관계에서의 신뢰보다는 서로간의 친밀감이나 정감이 정도로서 신뢰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시장 대안적 정책이나 흐름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 간의 신뢰, 기업 간의 신뢰, 사회제도와 정책 리더들에 대한 신뢰가 정착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중에서도 제도를 기획하고 제도를 운용하며 제도에서 주요한 행위자로 활동하는 사회적 리더들에 대한 신뢰와 그들을 통한 사회적 신뢰의 창출은 사회적 자본 형성의 핵심 사항으로 더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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