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땅심 높이기 - 일년 농사의 시작

  • 문화
  •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정동찬]땅심 높이기 - 일년 농사의 시작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 승인 2013-04-16 14:27
  • 신문게재 2013-04-17 21면
  •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이제 도심을 조금 벗어나기만 하면 봄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초록빛 잎사귀 사이로 수줍게 얼굴을 살포시 내밀고 있는 꽃이 있는가 하면 잡초라고 천대받으면서도 멋진 색깔과 자태를 뽐내면서 봄바람을 맞이하는 정겨운 꽃들도 있다. 야생화들의 끈질긴 생명력이 경외심을 자극한다.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야생화들의 향기와 뒤섞여 코끝을 자극하는 내음이 있다. 바로 농촌의 향기라는 것이다. 논둑이나 밭둑의 야생화들 사이로 농부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바로 땅심을 높이는 일이다.

땅심은 일년 내내 농작물을 키우고 가꾸어 낼 땅의 힘을 높이는 일이다. 지난해에 농작물을 키워내느라 소진했을 영양분을 땅에 공급하는 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분이나 가축의 분뇨들을 그대로 땅에다 뿌리기도 했지만 기생충이나 나쁜 냄새 등 비위생적인 까닭으로 재와 풀이나 낙엽 등과 섞어서 퇴비를 만들어 쓰도록 권장하였다. 한 동안은 비료공장에서 생산한 화학비료가 많이 쓰였지만 요즘은 화학비료만 쓰면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땅의 산성화를 촉진시켜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퇴비생산기술도 발전하여 얼마 전처럼 집집마다 퇴비더미를 만들어 쓰는 것이 아니라 퇴비공장에서 깻묵이나 가축분뇨를 톱밥이나 낙엽들과 섞은 다음 잘 발효시켜서 간편하게 쓸 수 있도록 생산 하고 있다. 완전 발효를 통해 덜 썩은 퇴비에서 나오는 가스 때문에 농작물에 해가 되거나 나쁜 냄새가 나는 문제 등을 해결하였다.

이러한 간편한 퇴비들을 만들어 쓰기 전에는 땅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 황토나 석회를 많이 뿌리고 논밭의 흙을 깊게 갈아엎어서 땅심을 높이도록 권장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연탄이나 가스·전기의 보급으로 난방이나 취사의 연료로 쓰던 볏짚을 수확할 때 현장에서 잘라서 뿌린 뒤에 흙을 갈아엎어 놓으면 겨우 내내 땅속에서 썩어서 땅심을 높이는 퇴비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풍년을 기약할 수 있었다. 농부들은 기름진 논과 밭을 만들어 농작물을 잘 길러내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였다. 지금도 농부들은 풍요로운 먹을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시류에 따라 농업이 퇴색되어 가는 경향이 있으나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세상의 변치 않는 이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