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뚫고 생명살린 용감한 사장님들

  • 사회/교육
  • 미담

물길뚫고 생명살린 용감한 사장님들

대전 이선우·강남규씨 선행 화제… 심폐소생술로 교통사고 운전자 구해

  • 승인 2013-04-15 17:58
  • 신문게재 2013-04-16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의 두 중소기업인이 하천으로 굴러 떨어진 차량에서 운전자를 구조해 화제가 되고 있다.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물속에 뒤집힌 차량에 달려들어 운전자를 어렵게 구조하고 심폐소생술까지 제때 진행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차량 전복사고는 지난 8일 낮 12시께 경북 상주시 한 외곽도로에서 발생했다. 앞서가던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가드레일 넘어 3m 아래 하천으로 곤두박질 쳤다. 승용차는 한 바퀴를 굴러 물이 흐르던 하천 바닥에 엎어진채 멈춰섰다.

사고를 목격한 (주)대건이엔엘 이선우(42) 대표와 (주)태흥이엔지 강남규(42) 대표는 차를 세우고 119 신고 후 본능적으로 사고 하천으로 뛰어 내려갔다. 유성 관평동에서 공장자동화설비를 생산하는 (주)태흥이엔지 강 대표는 “경북 문경에 출장 가는 중에 눈앞에서 차가 순식간에 하천으로 굴러 떨어져 운전자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승용차가 뒤집힌 하천은 물이 성인 허리춤까지 차올랐고 차가웠다.

이 대표와 강 대표는 앞뒤 생각할 틈 없이 하천에 뛰어들어 여성 운전자의 생존을 확인하고 차문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휘어진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 건장한 두 남자가 여러 번 힘을 쓴 후에야 틈을 벌려 운전자를 밖으로 구조할 수 있었다.

운전자를 하천 경사면에 앉히고 한숨 돌리던 것도 잠시, 사고 운전자는 곧이어 정신을 잃더니 온몸이 딱딱하게 굳고 숨을 쉬지 않았다.

사고 운전자가 차량에서 빠져나오자마자 호주머니에서 주먹만 한 기계를 꺼내 코에 흡입하던 게 생각났다. 대건이엔엘 이 대표는 몸이 굳고 심정지로 치닫는 급성 천식발작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해 몸이 굳은 사고 운전자를 평평한 바닥까지 옮겨 눕히고 이 대표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기도를 확보 후 가슴을 다섯여섯차례 눌러주고 입으로 숨을 넣어주기를 5분여간 쉼 없이 반복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다시 숨을 불어넣으려고 이 대표가 입을 맞대는 순간 사고 운전자가 이물질을 토해내고 숨을 들이쉬기 시작했다. 두 중소기업인의 긴박한 구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오정동에서 전기·조명시설을 생산하는 (주)대건이엔엘 이 대표는 “고등학생 때 청소년적십자활동에서 심폐소생술을 익힌 게 도움이 됐다”며 “구조한 운전자가 건강하게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경북 상주경찰서에 확인 결과 이날 사고 당사자는 60세 권 모(여)씨로 권씨는 현재 지역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 중이다.

임병안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