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이야기]타면자건(唾面自乾)

  • 문화
  • 공연/전시

[묵향이야기]타면자건(唾面自乾)

다른 사람이 나의 얼굴에 침을 뱉으면 절로 침이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

  • 승인 2013-04-11 14:03
  • 신문게재 2013-04-12 11면
  • 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박일규 국전서예초대작가
당나라의 측천무후(則天武后)는 중국사상 유일한 여제(女帝)로서 약 15년간 전국을 지배하였다. 측천무후는 고종이 죽자, 자신의 아들 중종(中宗)과 예종(睿宗)을 차례로 즉위시키고 정권을 독차지 하여 독재 권력을 휘둘렀다.

자신의 권세를 유지하기 위하여 탄압책을 쓰는 한편, 유능한 신흥 관리를 많이 등용하고 명신을 적절히 등용하여 정치를 담당시켰기 때문에 천하는 그런 대로 태평했다.

그 무렵 측천무후의 유능한 신하 중에 누사덕(婁師德)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성품이 온후하고 관인(寬仁)하여 아무리 무례한 일을 당해도 그 자세에 흔들림이 없이 항상 똑같았다.

하루는 그의 아우가 대주자사(代州刺史)로 임명되어 부임하려고 할 때였다. 그는 동생을 불러 “우리 형제가 다 같이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 만큼 남의 시샘도 크다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시샘을 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처신 하면 된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렀다.

그러자 동생이 “비록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결코 상관하거나 화내지 않고 잠자코 닦겠습니다. 만사를 이런 식으로 사람을 응대하여 결코 형님에게 걱정이나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동생의 대답을 듣고 누시덕은 다음과 같이 훈계했다. “내가 염려하는 바가 그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네게 침을 뱉는다면 그것은 네게 뭔가 크게 화가 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네가 바로 그 자리에서 침을 닦아버린다면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게 되어 그는 틀림없이 더 크게 화를 내게 될 것이다.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르게 되니, 그런 때는 웃으며 그냥 침을 받아 두는 것이 제일 이니라”라는 뜻으로 처세에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이 고사는 비굴하게 참는 처세술이 아니라, 출세할수록 더욱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어야 함을 의미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간단한 이치를 망각한 끝에 패가망신을 하곤 한다. 크게 되고자 하는 야망이 있다면 한번쯤 곱씹어 볼 일이다.

우리가 사는 환경은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자기 입장에서 판단할 때 옳고 그름이 생기게 된다. 이런 때에는 자기 의견만 주장하지 말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타면자건(唾面自乾)같은 의지를 가져보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4.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5.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1.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2.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3.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4. 해외농업·산림자원 반입 활성화 법 본격 시행
  5.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저소득어르신에게 쌀 배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