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권 대전장애인총연합회장 |
그러나 장애인 날의 진정한 참된 의미는 우리 사회의 장애인의 복지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과 장애인이 혼연일체가 되어 우리나라 경제발전 속도에 발맞추어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 피부에 와 닿는 복지정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책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행복은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철학자나, 하루 벌어서 하루를 살아가는 이름 없는 도시의 노동자나, 매달마다 장애인 수당을 기다리는 재가 장애인 누구나 소유하고 싶은 인류 최대의 소망스런 낱말이다. 또한, 행복은 자기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은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 내기에는 10% 부족한 지체장애인이 있는가 하면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을 떠나면 도우미가 없이는 한 발걸음 움직일 수 없는 시각 장애인, 세상 사람들과의 소통이 불가하여 항상 자신의 세계 속에 갇혀 있는 청각장애처럼 80%의 신체적 능력을 손실한 장애인도 있다.
이런 부족한 어려움을 우리 사회가 함께 걱정하고 돕는 정책이 바로 2013년 탄생한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 정부론이고, 염홍철 대전 시장이 말하는 사회적 자본론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 자본론, 국민행복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를 비롯한 장애인 전체의 자기반성과 건전한 대안을 가진 비판이 아닐까?
명심보감에서 말하는 책인지심(責人之心)을 생각해본다. 나 자신에 대하여 엄격하고, 잘못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지는 자세가 확립되어 있는가? 장애인이니 잘못도 용서받고, 불법도 통할 수 있다는 이른바 '땡깡'의식은 없었는가? 이러한 특권의식이 마음속에 있는 한 장애인 인식전환과 장애인복지는 요원하다는 생각이다. 장애인 스스로 동정과 시혜의 복지에서 생산적 복지로 전환하여 재활하고 자립하여 세상에 당당히 나가야 한다.
일찍이 해동성군이라 불리던 세종대왕은 모든 정부의 정책과 입법의 기준을 전쟁으로 남편 잃은 과부, 고아 그리고 전쟁으로 장애가 된 사회적 약자들에게 눈높이를 맞춘 진정한 소통과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한 것이다.
우리 대전의 장애인복지는 2년 연속 전국 최고의 복지를 유지하고 있다. 염홍철 시장은 공급자 중심의 복지에서 탈피하여 수급자 중심의 복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 피부로 실감하는데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우리 이웃을 한번 둘러보자.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희아'를 바라보면서 박수치던 우리 이웃들이, 장애인 복지관이 내 동네에 들어오면 부동산 값이 떨어진다고 머리띠 두르고 반대를 외치는 이중적인 잣대를 바라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우리는 외롭지 않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외쳤지만, 사회적 최고 약자인 장애인에게는 냉담했던 전직 대통령과는 달리 2013년 새해 선물로 1급 휠체어 장애인을 자신 소유 회사에 당당한 정식 사원으로 채용해 준 대전 상공회의소 손종현 회장님, 영어·중국어·일어는 능통해도 우리 사회의 소수약자인 농아인들의 수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서 대학교 정규과목으로 수화를 선정한 배재대 김영호 총장, 장애인 행사면 두팔 걷어 올리고 수 백명의 봉사자들과 김이 펄펄나는 따듯한 진수성찬을 손수 나르는 구암사 북창스님, 시청건강카페를 위해 보성의 최고급 녹차를 제공해주시는 이진수 국제 차문화 총재, 20년 장애인 역사상 200여명의 대전 장애인 단체 총연합회 후원회를 결성해주신 김정태 회장, 이름 밝히기를 거절하고 매년 수천만원을 기부하는 참된 중소기업 대표와 같은 가슴 따뜻한 분들이 계시는 대전!
25년간 나의 천직인 한의사로 환자 진료에 조금 소홀하면서도 장애인 총연합회장 업무로 동분서주하지만 이런 열린 마음으로 진정한 장애인 복지후원자들이 계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