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족구장 조성사업' 부지 부적합 지적

대전~통영간 고속道 교량하부에 추진… 급경사 등 안전 위협 접근성 떨어져 전시성 우려

▲ 대전 동구 구도동 일원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교량 하부에 위치한 동구 족구장 조성사업 부지.

대전 '동구 족구장 조성사업' 추진이 전시성 행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성사업에 선정된 부지가 부적합하고,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에 추진돼 시민들의 족구장 이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9일 대전시 동구와 주민들에 따르면 7월까지 대전 동구 구도동 산 307-15 일원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교량 하부를 활용해 사계절 전천후 사용이 가능한 족구장 5면과 주차장 등 '동구 족구장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대전동구족구연합회의 건의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장우 의원이 점용허가와 사업비(2억5000여만원), 부지조성 등 한국도로공사와 합의해 확정된 것이다.

대전시도 동구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 특별교부금 형식으로 3억5000여만원을 투입해 울타리, 바닥마감(인조잔디, 마사토) 등 11개 사업을 실시 하기로 했고, 동구청도 사업계획 수립, 행정절차 이행 등을 맡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한국도로공사에 점용허가를 받은 부지가 경사면이 심하고, 성·절토에 따른 교각보호가 어려워 교량 배수파이프 낙수처리 문제, 인명피해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교량 하부 일부 구간은 평평한 지반으로 족구 코트 조성에 어려움이 없지만, 대부분 교각 기초와 지반이 일치하거나 노출돼 성토를 해야하는 실정이다.

심한 구간은 지반 경사가 급하고 인근에 계곡부 구거가 위치해 족구 코트 조성에 어려움이 있다. 이로 인해 추가 성토에 따른 교각 기둥 안정성과 교량하부 배수체계 검토가 필요하다.

더욱이 교량하부에 가연성 물건 적치와 취사, 난방시설 등을 불법으로 설치할 경우 화재로 인한 교각, 상판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대전시에서 투입하는 특별교부금 중 일부도 동구족구장 조성사업에 지원되면, 동구청이나 공공시설의 복구·보수, 재난재해, 역점시책 추진 등 특별한 재정수요가 발생할 경우 예산상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동구 족구장이 도심에서 떨어진 외각에 조성되면 시민들이 이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도동 인근 산내동에 거주하는 송모(34)씨는 “지역 동호인들의 훈련장이나 관내 대회 장소로는 필요가 있겠지만, 생활체육시설로 이용하기에는 도심에서 거리가 멀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도심 인근에는 마땅한 장소가 없고, 예산상의 어려움으로 족구장을 외곽에 조성할 수 밖에 없다”며 “부지문제는 특별교부금 지원이 성사되면 성토작업을 통해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 young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