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철 헌재소장 후보자 “미네르바 검찰 기소는 정당”

김앤장 동업약정서 제출 안돼… 야당측 반발 한때 정회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계속된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9일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미네르바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정당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의 미네르바 사건 기소가 과오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처벌이 합당했느냐에 대해서는 조금 여지가 있어도, 기소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검찰로서는 미네르바 사건이 사회에 미친 영향 등 여러 정황과 관련지어 볼 때 법적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었다”며 “당연히 기소해야 할 사안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근무 경력을 둘러싸고 야당측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이 '김앤장' 측과 작성한 동업 약정서 제출을 거듭 요구하며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30여분 동안 정회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박 후보자는 재판관 인사청문회 때나 이번 인사청문회 서면질의에서도 김앤장과 동업계약서가 없다고 밝혔다가 어제 갑자기 말을 바꿨다”며 “박 후보자나 김앤장이 모두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5000만원 짜리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데도 사본을 하나씩 나눠가지는 것은 상식”이라며 “헌재소장이 될 사람이 사본이 없다고 하고, 김앤장은 영업비밀이라 제출 못한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최재천 의원도 “김앤장을 둘러싼 전관예우는 증거와 조세의 문제고, 탈법과 불법의 경계에 있어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자료를 확인하지 않고는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정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사본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약정서 제출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김앤장 관계자는 “영업비밀 문제로 제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그는 이어 “위법사실에 동조한 적이 없다”며 “동업약정서에 도장을 찍은 일이 있고, 원본을 가지고 있지 않아 이를 보관하고 있는 김앤장 측에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사기업의 비밀내용이 포함돼 있어 제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여야 위원들 사이에서 공방이 계속되자 민주당 소속인 조정식 청문특위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의원이 요청한 자료는 제출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며 20분간 정회를 선언했고, 여야간 의견 조율 작업을 거친 뒤 회의를 속개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