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편성 대가 기부금받은 전 대전시의원 징역형

대전지법 “신뢰 훼손… 사적유용 죄질 안좋아”

전직 대전시의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혐의 등으로 처벌을 받았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안병욱)는 7일 대전시의원을 지냈던 A(51)씨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와 업무상 횡령 및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예산 심의 업무를 했던 전직 시의원이 해당 기관에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뒤, 자신이 지사장으로 있던 복지단체에 기부금(500만원)을 내게 한 혐의다. A씨에게 기부금 명목으로 돈을 건넨 B(49)씨는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시민 전체와 공익을 위해 예산에 관한 의결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음에도,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의결권을 행사한 후 500만원을 받은 건 공직사회의 청렴성과 공무원 직무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범죄”라고 밝혔다.

또 “복지단체 기부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죄질은 매우 좋지 않다. 다만, 횡령금액 일부를 변제했고, 징역형 이상의 형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대전시의회 예결위원이던 2008년 B씨가 운영하는 학교의 교육환경개선보조금 1억원이 배정될 수 있도록 도와준 뒤 B씨로부터 자신이 지사장으로 있는 복지단체에 500만원의 기부금을 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해당 사회단체 법인통장으로 들어온 기부금과 운영비 등 수천만원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