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살린 보험사 직원, 외제차 사고내고 보험금 빨리달라 '으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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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살린 보험사 직원, 외제차 사고내고 보험금 빨리달라 '으름장'

충남경찰, 보험사기 50명 적발… 백수부터 공무원까지 직업·수법 각양각색

  • 승인 2013-04-04 18:31
  • 신문게재 2013-04-05 5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4일 충남지방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양철민 광역수사대장이 보험 사기범 검거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하며 설명하고 있다. 경찰은 공무원과 보험설계사 등 50명을 체포, 이 중 5명을 구속하고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br />김상구 기자 ttiger39@
4일 충남지방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양철민 광역수사대장이 보험 사기범 검거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하며 설명하고 있다. 경찰은 공무원과 보험설계사 등 50명을 체포, 이 중 5명을 구속하고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손목치기, 허위장애판정, 고의교통사고 등 천태만상의 보험사기행각을 벌인 사기꾼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보험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임모(59)씨 등 5명을 구속하고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가지각색의 보험사기행각을 벌여 23억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보험설계사 임(59)씨의 범행이 가장 두드러졌다. 임씨는 자신에게 보험에 가입한 지인 25명과 짜고 고급외제승용차 사고, 동승자 끼워넣기, 운전자 바꿔치기 등 수법으로 28회에 걸쳐 2억3000만원의 보험금을 가로챘다.

보험사 보상담당직원 이모(33)씨도 자신의 전공분야를 살려 지능적인 보험사기를 벌였다. 이씨는 고가의 외제승용차로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는 등 5차례의 사고로 5억5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씨는 업무 중 취득한 보험지식을 이용해 범행에 활용했다. 보험금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담보설정 후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으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보험사를 압박했다.

무직인 여모(28)씨는 자신의 손목을 범행에 이용했다.

여씨의 손목치기 범행은 약자만을 노렸다. 피의자 여씨는 지난해 11~12월에 동구 용전동 터미널 일원의 골목길에서 역주행하는 차량만을 대상으로 총 30회에 걸쳐 1200만원을 뜯어냈다. 한 차례당 피해자에게 50~60만원 상당의 합의금을 뜯어냈다. 범행대상은 여성운전자, 블랙박스 미설치 차량을 대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 피해자 30명 가운데 17명이 여성이다. 피해자들은 고의사고로 의심해도 증명할 방법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공무원도 보험사기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충남의 한 교육공무원 박모(51)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내연녀를 폭행해 여성의 머리를 다치게 했다. 박씨는 자신의 차량에 동승했다 교통사고가 난 것으로 위장해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4억7000만원을 뜯어냈다. 자신의 폭행범죄까지 숨겼다. 하지만, 박씨의 범행은 경찰수사가 시작되며 밝혀졌고 결국 보험사기에 폭행치상 혐의까지 더해졌다.

한 영농조합대표는 농기계인 콤바인에 의한 사고를 차량사고로 둔갑시켜 보험금 6억5000만원을 가로채려다 미수에 그쳤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유모(47)씨는 마치 치매를 앓는 것처럼 꾸며 중증 장애판정을 받아 75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가로채려다 발각됐다.

충남청 양승민 광역수사대장은 “손목치기 등 고의의심사고를 당했을 경우 현장에서 합의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보험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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