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기 편집부국장 |
도로명 주소는 도로에 이름을 붙이고 주택ㆍ건물에는 도로를 따라 순차적으로 번호를 붙여 도로명과 건물번호에 의해 표기한다. 도로는 폭에 따라 대로(大路:폭 40m, 8차로 이상), 로(路:40~12m, 2~7차로), 길(기타 도로)로 나뉜다.
도로명 주소에는 과학적 원리와 지혜가 담겨있다. 도로번호는 서 → 동, 남 → 북으로 진행되고 20m 간격으로 건축물 순서대로 도로의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 번호가 부여된다. 큰 도로에서 작은 도로가 갈라진 경우에는 큰 도로명과 함께 숫자를 써서 'XX대로 23길'처럼 명명한다. 이때 도로의 진행 방향을 기준으로 큰 도로의 왼쪽으로 갈라진 도로에는 홀수가, 오른쪽으로 갈라진 도로에는 짝수가 붙는다.
건물번호는 건물의 정문과 만나는 도로를 기준으로 번호를 붙인다. 도로가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곳 방향으로 20m 구간마다 붙여진 기초번호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때 번호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올라간다. 동쪽이나 북쪽을 바라볼 때 도로 왼쪽의 건물에는 홀수 번호, 오른쪽 건물에는 짝수 번호가 붙기 때문에 20m마다 숫자가 2씩 올라가는 셈이다. 한 구간 안에 여러 건물이 있다면 두 번째 건물부터는 가지번호가 덧붙는다.
이처럼 편의성에 기반해 만든 도로명 주소지만 정착이 쉽지 않다. 대전시가 지난 2월 시민 700명 대상 '도로명 주소 사용 인지도 및 활용도 조사' 결과는 도로명 주소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의 집 도로명 주소를 알고 있다는 시민은 28.4%에 불과했다. 도로명 주소로 길을 찾거나 우편물, 택배 등을 보낸 적 있는 사람은 40.7%에 그쳤다.
한 마디로 실생활에서 새 주소 사용이 형편없음을 증명했다. 실제로 택배 발송때 새주소를 쓰더라도 배달원이 인식하지 못해 지번 주소를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조기정착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다.
김덕기·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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