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상]달라져야 진짜 아버지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용상]달라져야 진짜 아버지다

[수요광장]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3-04-02 14:48
  • 신문게재 2013-04-03 21면
  • 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 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 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불거지는 사건 대부분이 가정 역할의 부재에서 비롯됐음을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나 같은 아버지는 부모 권위의 약화 특히 아버지의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을 깊이 실감하며 살고 있다. 집안의 아버지 서열은 어머니, 자식, 가정부, 강아지 다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날 이야기다.

그간 우리나라는 가부장제 사회를 지나면서 우리네 아버지의 위상과 역할은 매우 컸다. 수렵사회와 농경사회를 거치고 노동력, 전쟁이 빈번했던 사회에서 남성의 힘은 중요하게 부각됐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전환되면서 양성 평등시대가 도래하고 여성의 위상이 커지고 있다. 마침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처럼 사회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앞으로의 사회는 더욱 핵가족화 돼 가정의 의미는 더욱 퇴색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본질과 그 해결책으로 가정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부분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가족구성원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녀다. 어머니는 모성을 가지고 자녀를 한 없이 사랑하고 결정적인 순간엔 강한 본능으로 자녀를 감싼다. 아버지는 어떠한가? 자녀를 직접 낳고 기르는 수고를 하지 않았지만, 가정부양의 책임 때문에 항상 부담감을 느끼고 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직업이 아버지라고 한다. 아버지는 힘들다고 포기할 수도 없고, 자신으로 끝나지 않고 죽은 후에도 그 영향력이 자손으로 지속되기 때문이다. 우리 기성세대 아버지의 전형은 엄격하고 가부장적이며 권위적인 모습이었다. 사회는 크게 달라졌지만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아버지의 가치관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세상의 아버지는 누구라도 어느 날 문득 깨닫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아버지 얼굴을 하고 아버지의 말투로 말하며 자신 아버지의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부양의무만 다하면 아버지의 책임을 다한 것이고 밖에서 힘들게 일했으니 이제 집 안 일은 아내에게 맡겨두고 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도 지금의 아버지들에게 대물림된 것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급격하게 변하고 아버지의 역할과 책임도 새롭게 규정되고 있다. 돈 벌고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늦게 집에 귀가해 아이들 잠든 모습이나 들여다본 아버지가 어느새 사춘기로 자란 아이들에게 대접을 못 받는다고 불평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 시대의 아버지는 각자 가지는 아버지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달라져야 진짜 아버지다.

우선, 가정을 사랑으로 묶어 이끄는 것도 아버지의 몫이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심어 주어야 한다. 이성만 가지고 훈계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제 가슴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너는 잘 될 거야”, “너만 믿는다”, “너는 참 귀한 존재야”라는 자존감을 마음과 말과 행동으로 자녀의 가슴에 심어 주어야 한다.

두 번째로 아버지는 자녀의 롤 모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녀는 아버지를 그대로 따라 행동한다. 자녀가 힘들 때 최선을 다하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힘을 얻고 자신의 길을 힘내서 달려간다. 자녀는 아버지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아버지의 꿈과 비전만큼 자녀가 성장한다.

세 번째로 아버지는 가정과 자녀를 최우선시해야 한다. 우선순위에 가정을 먼저 두어야 한다.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 가정에 돌볼 것이 아니라 가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간배분의 지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랑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한다는 말 전달하기, 시간을 같이 보내기, 선물하기, 포옹 등으로 의식적으로라도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일본의 한 만담가의 아버지는 “내가 웃으면 거울이 웃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웃어야 어머니가 웃고 아이들이 따라서 웃는다. 아버지들이 변해야 하고 그 존재감 회복을 위해 사투를 벌어야 한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살고 사회가 살고 국가가 산다. 달라져야 진짜 멋진 우리 아버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