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에서 불량 홍삼정을 제조유통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A 업소가 식약처에 등록한 제품들. |
경찰에 적발된 업소는 식약처에 제품을 정상 등록해 불량 홍삼정을 시중에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산군은 문제가 된 공장에 대해 시설 우수사업소까지 지정했다.
1일 식약처·금산군에 따르면, 문제가 된 업소는 지난해 4월 20일 A 영농조합법인 명의로 경찰에 적발된 홍삼정골드 상품을 등록했다. 이외도 제품 다수가 식약처에 등록돼 있다.
업소명, 제품명, 제품신고번호, 유통기한 유형 또는 분류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으로 등록돼 있다. A 업소는 시중에 홍삼정을 유통할 때 제품명은 홍삼정 골드, 식약처에 등록한 제품허가번호까지 표기했다. 부정 식품이지만 관계 당국에 버젓이 정상제품으로 등록한 것이다. 일반인들도 국가가 운영하는 푸드나라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품번호 입력 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A 업소가 시중에 유통한 홍삼정 제품에는 금산군 시설 우수사업소 지정 금산군청 마크, 6년근 금산홍삼 마크도 표기해놨다. 제품허가번호는 식약처에 등록한 번호이며 시설 우수사업소지정은 금산군에서 지정했다. 소비자들의 혼선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정작 제조·유통된 홍삼정 제품은 중국산 원액에 물엿, 물을 섞어 제조된 부정 식품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문제는 또 있다. 경찰에 적발된 업소는 2000년대부터 금산에서 공장을 운영했다. 지자체의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해당 기관은 해명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소가 식약청에 등록할 때는 정상적 제품으로 검사한 뒤 시중에 유통할 때는 비정상적인 제품을 사용했다”며 “의도적으로 나쁜 행동을 하려는 사람에 대해 사전에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금산군 관계자는 “A 업소는 지난 2000년초에 시설 우수사업소 지정을 받았다. 우수시설업소는 제품과는 관계가 없다”며 “단지 시설에 대해서만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 둔산경찰서는 지난달 중국산원액에 물엿, 물을 섞어 홍삼정을 제조유통한 업체 대표 등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금산에 공장을 차려놓고 시중에 150억여원 상당의 불량 홍삼정을 유통한 혐의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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