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대한 응답 속에는 지역적인 편차마저 드러냈다. 즉 중구와 유성구, 서구가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으며 대덕구와 동구가 적어 지역적인 편차가 곧 경제적 편차와 일치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웃에 대한 신뢰감'을 묻는 문항에서는 응답자 10명 가운데 불과 1명만이 '기대한다'고 답해 이웃간 신뢰도가 매우 미약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사실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의 도시민들에게 '내 이웃이 누군지'를 잊고 살아가는 삶의 패턴은 이미 오래 전에 정형화됐다. 게다가 오늘날 '나' 또는 '우리' 만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이웃에 대한 무관심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조차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이는 곧 이웃간 소통의 부재를 가져옴은 물론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따른 주민간의 분쟁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는 방안이 곧 층간소음에 따른 분쟁을 줄일 수 있는 것이며 이웃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먼저 이웃간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봄은 어떨까 싶다. 이제까지 하지 않던 행동에 낯설고 자존심까지 상할 수 있다. 아파트 옆집에 찾아가 느닷없이 인사하기가 다소 멋쩍을 수 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웃 간에 소통을 시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이웃집 아이의 이름부터 묻는 자상함이 필요하다. 아이의 이름을 머릿속에 새겨두고 다음번에 부모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탄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웃간 소통은 이뤄지게 마련이다.
이웃간 소통이 이뤄지면 상대방에 대한 신뢰도가 쌓일 뿐 아니라 내가 필요한 것을 상대방에게 부탁할 수 있는 자존심도 허락되게 마련이다. 대전시가 중심이 돼 '이웃집 아이 이름 불러주기 운동' 등 이웃간 소통을 넓히는 캠페인을 펼쳐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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