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균 대전문화재단 사무처장 |
대역으로 노래 부른 강요셉씨의 프로필을 검색해보고 '스타킹'에 나왔다는 실제 주인공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오페라 아리아를 다시 듣게 할 만큼 맑고 향기로운 여운이 남는다. '성악'을 매개로 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인연을 그린 영화 '파파로티'를 성악전공자들은 어떻게 봤을까? 대전문화재단의 김상균(충남대 음대 졸업)사무처장과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영화를 본 소감은.
'잔잔한 감동'보다는 '남모르는 감동'을 받았던 영화이다. 이 순간도 열악한 환경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고, 다소 환경은 다르지만 필자의 고교시절에 겪었던 사건(?)들과 비슷한 상황이 있어 남모르는 감동으로 눈시울을 적신 영화이다.
-성악 전공자로서 보기에는 어땠는지.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은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성악곡들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람 내내 친숙했고 실제와는 맞지 않는 몇 장면에서는 남들 모르는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립싱크 부분이 특히 놀라웠다. 입술과 목젖의 떨림까지도 맞추는 배우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노래 대역을 한 성악가 강요셉씨의 노래를 평한다면.
“성악가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발전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는 소리와 발성법은 대개 일치한다. 극의 흐름에 맞춰 학생으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이게 하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런 발성을 보이기도 하고, 마지막 무대에서는 세련된 성악가의 발성을 보여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뒤 전체적인 소리에서 특별한 버릇없는 자연스러운(Natural) 발성에 정말 호감이 간다.”
-노래가 좀 되면 가수나 아이돌을 꿈꾸는 시대, 클래식 성악을 선택하는 이들은 남다른 무엇이 있을 것 같다. '성악'의 어떤 점이 매력 있는지.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경계선이 허물어져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닌 예술가의 행위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정서의 깊이를 더하게 하는 순수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추락해가는 것 같아 걱정된다. 훌륭한 앙상블을 소화해내는 연주단체들은 우선 고전을 공부하고 낭만과 현대의 순서를 밟는다. 대중가수가 배출되는 시스템이 연습생 단계 등과 같이 상당한 전문성을 보이고 있지만, 성악가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체계적인 학습단계를 밟는다면 더욱 폭넓은 진로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깊이와 넓이의 차이로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방황 끝에 꿈을 찾은 10대를 보면서,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느끼는 부분들이 있었다면.
“고등학교 2학년 아들과 중학교 2학년 딸과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바로 옆에 앉았던 딸아이가 “아빠 울었지?”하며 웃었다. “아니”하며 능청은 떨었지만 딸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았다. 성악공부를 하던 고교시절, 부모님의 허락도 받지 못했고 레슨비도 없었다. 6개월의 짧은 기간에 세 번이나 출전했던 콩쿠르에서 돈이 없어 반주자를 구하지 못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신 것은 모르리라. 이 영화를 아이들과 같이 보게 된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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