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기 두 거장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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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기 두 거장이 돌아왔다

더스틴 호프만의 콰르텟, 장 뤽 고다르의 필름 소셜리즘 개봉

  • 승인 2013-03-28 18:29
  • 신문게재 2013-03-29 12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이번 주 극장가는 7,80대 황혼기를 누리는 두 거장의 작품이 같은 날(28일) 동시에 스크린에 걸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프랑스 '누벨 바그'의 거장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신작 '필름 소셜리즘'으로 국내 관객을 찾았으며, 더스틴 호프만이 메가폰을 잡은, 감독데뷔작 '콰르텟'도 스크린에 올랐다.

▲콰르텟='영화 대본을 비행기에서 읽어보았는데, 아내가 울고 있는 나를 보더니 왜 우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아내에게 꼭 한 번 읽어보라고 했지요. 저는 평소에 잘 울지 않아요. 특히 대본을 읽을 때는 굉장히 냉정한 편이죠. 이 작품에 담긴 삶에 대한 관대한 시선과 나이듦에 대한 낙관적인 자세는 제가 영화를 연출하기로 결심하게끔 만들었죠. 이 영화 속에는 인생을 관조하는 유머와 예술가들의 영혼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더스틴 호프만의 제작노트 중에서.
1967년 영화 '졸업'으로 데뷔했던 더스틴 호프만이 76세, 배우 인생 40여 년만에 감독으로 데뷔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눈물 흘렸다는 명배우가 감독한, 노년의 이야기는 어떤 느낌일까? 따뜻하고 유쾌한 코미디 드라마를 보여주는 가운데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매끄러운 연출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할리우드 필름 페스티벌'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콰르텟'은 황혼의 나이에 접어든 음악가들이 말하는 인생의 단맛과 쓴맛,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음악에 평생을 바친 예술가들의 열정과 삶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계적 명성을 떨친 오페라 가수 네 명이 '비첨하우스'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린다. 옛사랑의 상처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테너 레지, 분위기 메이커 바람둥이 베이스 윌프, 정신은 오락가락하지만 소녀같이 순수한 알토 씨씨. 이들 세사람의 오페라 가수 앞에 소프라노 진이 나타나 새 게스트로 합류한다. 오페라 역사상 최고의 드림팀이 30년 만에 한 자리에 뭉쳤지만 그 가운데 동요가 일어나고 정난에 빠진 비첨하우스를 지키기 위해 추진된 갈라 콘서트의 콰르텟 제의를 콧대 높은 진은 단칼에 거절하는데…. 황혼기를 맞이한 주인공들의 삶과 사랑, 우정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로날드 하우드의 1999년작인 동명 연극을 각색한 작품으로 원작자 로날드 하우드가 직접 각색을 맡았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맥고나걸'로 분한 매기 스미스와 '킹스 스피치'의 마이클 갬본, 빌리 코놀리, 톰 커트니, 폴린 콜린스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 한다.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수상 경력만 합쳐도 100개가 넘는 트로피가 쌓일 정도.

▲필름 소셜리즘=1930년 12월 3일 생. 올해로 만 82세의 세계적 거장 장 뤽 고다르가 돌아왔다. 각본없이 촬영한 첫 장편영화 '네 멋대로 해라 Breathless'(1960)를 비롯해 지난 50여 년간 독특한 스타일과 실험적 기법을 구현해온 장 뤽 고다르가 '아워 뮤직'(2006) 이후 6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이다. 제63회 칸영화제, 제35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받고 제36회 LA비평가협회 독립영화상을 수상했다.
'유럽이여,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유럽 전역을 거쳐 가는 초호화 유람선을 배경으로 유럽을 통찰하는, 거장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초호화 유람선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이 유람선은 승객들을 가득 싣고서 알제리, 하이파, 바르셀로나, 나폴리, 그리스, 팔레스타인, 이집트, 오데사 등 유럽 전역을 거쳐 가는 중이다. 긴 역사가 흐르는 동안 유럽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지금의 자유를 되찾았지만, 이로 인해 버려진 아프리카와 팔레스타인의 아픔은 고스란히 남겨둔 채, 추락의 함정 속에 빠져버린 지금의 유럽은 몰락을 향해 항해 중이다. 유람선 속 승객들은, 뒤틀린 유럽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속내를 가감 없이 자유롭게 털어놓기 시작한다. 영화에 담은 다양한 인용과 질문을 통해 관객을 사유하게 하며 감독 특유의 자유분방하고 진보적인 주제와 실험적 기법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김의화 기자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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