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통영시민문화회관 무대에 오른 대전시립합창단은 전국 50여 개의 시립합창단 가운데 아시아 클래식 음악의 메카 '2013 통영국제음악제'에 유일하게 초청돼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했다.
대극장 좌석 대부분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바흐, 윤이상을 비롯해 조나단 도브, 볼프람 부켄 베르크의 아름다운 음악을 훌륭하게 풀어낸 대전시립합창단의 기량에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첫 곡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인간의 여러 가지 감정을 담아낸 '예수, 나의 기쁨'으로 시작을 알렸다. 시립합창단은 가사와 한음 한음을 통해 바흐의 숨결을 전달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을 놓지 못하게 했다.
이어 현존하는 작곡가 부켄 베르크의 아름다운 곡으로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무대를 물들였다. 시립합창단은 20여 분간의 인터미션이 끝난 후 대한민국이 낳은 거장 윤이상의 작품과 함께 오페라와 합창음악을 많이 쓴 대표적인 영국작곡가 조나단 도브의 곡을 선보였다.
윤이상이 작곡한 '오 빛이여(O Licht)'는 1982년 6월 초연 이후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운 난곡으로 알려져 관객들의 기대치가 특히 높았다.
합창단은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와 타악기 유형록, 이철우, 조혜진, 홍민경과 함께 아름다운 하모니를 전달하며 완벽하게 이 곡을 소화해냈다.
'오 빛이여' 곡이 끝나자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던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감탄사를 쏟아 냈다. 조나단 도브의 'The Passing of the year(회상)' 곡에서는 독특한 음악적 분위기와 색채감 있는 음악으로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고, 합창이 끝나자 기립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특히 빈프리트 톨 감독의 지휘는 곡의 정교한 해석과 풍부한 레퍼토리로 감동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이어지는 박수 세례에 합창단은 조나단 도브의 '회상' 가운데 한 곡을 더 선보이며 앙코르곡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김승근(서울대 교수)통영국제음악제 운영위원은 “작곡가 윤이상의 곡은 새로운 현대적인 곡으로, 한국에서 대전시립합창단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며 “난곡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수준의 합창음악을 한국을 넘어 아시아 관객들에게 선보여 큰 감동을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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