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2연승에는 올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 레오의 가공할 위력이 절대적이었다. 레오는 1차전에서 공격 성공률 63.93%로 43점을 쓸어담더니 2차전에서 45점(성공률 54.05%)을 퍼부으며 2경기 연속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여기에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확고한 '에이스론'(論)이 깔려 있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에이스에게 맡겨야 하고, 그러려면 에이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에 막히거나 다소 부진하다 해도 고비에는 역시 맡겨줘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2차전 1세트에서 레오는 공격 성공률이 42.86%에 머물렀다. 1차전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던 블로킹에 걸리는 장면도 1세트에만 두 번이나 나왔다. 범실도 네 세트 가운데 가장 많은 4개였다. 그러면서 삼성화재도 1세트는 내주며 기선을 제압당했다.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에 공격 전술에 변화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에이스, 기회 줄수록 신나=하지만 삼성화재는 이후 레오에 대한 볼 배급을 오히려 더 늘렸다. 1세트 48.28%였던 공격 점유율은 2세트 55.88%, 3세트 62.5%로 늘어났고, 마지막 4세트에는 무려 80.77%에 이르렀다. 레오도 1세트 7점에서 2, 3세트 13점, 4세트 12점으로 득점을 늘려가며 기대에 부응했다.
1세트 다소 낮았던 공격 성공률도 2세트 68.42%로 껑충 뛰었고, 3세트에도 60%나 됐다. 4세트 42.86%로 다시 주춤했지만 이번에는 서브 에이스 2개와 블로킹 1개 등 공격 외적인 부분에서 에이스의 존재감을 뽐냈다.
신감독은 “팀의 에이스는 승부처 해결사 역할은 물론 많은 점수를 올려줘야 신이 나서 경기를 한다”면서 “그런 에이스에게 기회를 많이 안 주는 것은 스스로 기를 꺾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챔프전 상대인 대한항공의 에이스 마틴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이다. 신감독은 “가장 확률이 높은 선수에게 줘야 하는데 세터의 볼 배급이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면서 “세터가 빛나는 것보다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마틴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이스에 대한 신감독의 흔들리지 않는 지론이 남은 3경기에서도 들어맞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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