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태]생활 속 잘못된 응급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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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태]생활 속 잘못된 응급처치

[중도춘추]김철태 건양대 응급구조학과 교수

  • 승인 2013-03-27 14:03
  • 신문게재 2013-03-28 20면
  • 김철태 건양대 응급구조학과 교수김철태 건양대 응급구조학과 교수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가벼운 상처나 부상을 자주 경험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 가벼운 응급처치를 시행해 응급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집에 비치하고 있는 구급약품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가? 예를 들어 상처에 바르는 연고, 눈에 넣는 안약들의 경우 대부분 다 사용할 때까지 몇 년이고 비치한 후 재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약품들에 의해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아깝더라도 유통기한이 지난 구급약은 과감히 버려야 하며, 약품마다 보관 방법이 다르므로 보관 방법을 정확히 확인해 보관해야 한다. 또한 아직도 잘못된 민간요법을 통해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있는 경우가 있으며 흔히 우리가 잘못 시행하고 있는 응급처치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음식물 소화 장애=우리는 가끔 음식물을 먹고 소화가 안 돼 고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소화가 안 될 때 우리는 대부분 소화제를 먹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소화제 대신 어떤 방법들을 시행하고 있는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손을 지압하거나 손을 딴다고 한다. 손을 딴다는 것은 바늘을 이용하여 손의 특정 부위를 찔러 혈액이 나오게 하는 방법이며 이때에도 정말 다양한 부위를 얘기하고 있다. 물론 손의 지압이나 바늘을 이용해 손을 따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어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우선 바늘을 이용해 손의 특정 부위를 찌를 때 바늘에 문제가 있다. 소독되지 않은 바늘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오히려 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 둘째, 혈액의 색을 이용해 확인하는 경우다. 이 경우 많은 사람들은 소화 장애가 있어 체했을 경우 어두운 색의 혈액이 배출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혈액의 흐름이 차단돼 혈액내의 산소포화도가 적어질수록 혈액의 색이 어둡게 된다. 따라서 혈액의 색으로 소화불량을 판단하지 말고 소화가 안 될 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제를 복용한 후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가급적 빨리 병원에 내원하길 바란다.

▲몸에서 열이 날 때=일반적으로 지금과 같이 환절기 때 우리는 쉽게 감기에 노출될 수 있다. 이렇듯 감기에 의해 온 몸이 아프고, 열이 나는 경우를 우리는 경험한 적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특히, 오한이라는 몸이 추워 온 몸이 떨리는 느낌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할까? 대부분 추운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이불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따뜻한 아랫목을 찾게 된다. 그렇다면 왜 체온은 상승하고 있는데 우리 몸에서는 추위를 느끼는 것일까? 그 이유는 체온을 담당하는 중추신경이 제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체온이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추위를 느끼며 오히려 따뜻한 곳을 찾거나 온도를 올리려 노력한다. 그렇게 되면 체온이 더욱 상승하여 오히려 신경손상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이럴 때에는 미지근한 물을 이용하여 신체를 닦아 체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준다. 온 몸에 땀이 나는 것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는 오히려, 체온을 내리는 우리 몸의 보상 작용으로 긍정적인 징후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체온이 상승하면 우리는 해열제와 같은 약을 우선적으로 복용하게 되는데 약을 먼저 복용하기 보다는 체온 상승은 우리 몸이 이물질인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체온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후 그래도 체온이 내려가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할 경우 의사의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하도록 하자.

이렇듯 우리는 잘못 알고 있는 처치 방법에 의해 오히려 이차적인 감염의 위험이나, 아니면 증상을 더욱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올바른 응급처치를 시행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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