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획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가속기가 들어설 건물 등에 대한 기본설계를 마치고 하반기에는 실시설계에 착수해야 하지만 부지 매입이 늦어지면서 중이온가속기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지반조사와 지질조사를 통해 입지를 확정해야 하는 중이온가속기의 특성상 부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추진에 한 걸음도 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시설계를 위해 부지매입이 선행돼야 하지만 정부는 부지매입비 전액 부담에 난색을 보이는데다 정부조직 개편작업이 늦어져 사업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부지매입과 2014년 정지작업을 마치고 2015년 초 본 공사에 착수, 2018년 준공할 계획이었던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은 늦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설 문제만이 아니다.
중이온 가속기 상세설계를 마치는 6월 이후에는 시제품을 만들고 테스트해야 하지만 테스트할 수 있는 시설도 없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이온 가속기 핵심부품 중 하나인 초전도전자석(육극자석)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든 사업단은 제품 테스트를 위해 대덕특구 내 출연연인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앞으로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각종 핵심부품의 프로토타입을 시험하기 위해, 사업단은 고육지책으로 인근에 있는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베이징에 비슷한 개념의 차세대 중이온가속기 설계를 추진하고 있어 '선점'을 놓치면 국가적으로도 손실이 우려된다”며 중이온가속기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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