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2. '명품 세종시' 걸맞은 시민의식
절실
3. 지역ㆍ단체 이기주의 버려야
4. 문화ㆍ예술ㆍ상업ㆍ유통 인프라
확충을
5. 범죄 사각지대없는 안전도시
언제쯤
6. 명품 스마트교육, 불안한 출발
7. 대안은 무엇인가(전문가 의견)
지난해 7월 세종시 출범과 함께 첫마을 2단계 입주가 시작되고 연말 정부세종청사 1단계 이전이 완료되면서, 세종시 인구유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세종시는 수도권 등 외지인들에게 부푼 기대감과는 달리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도시형성이 제대로 안돼 그들로선 불편한게 한ㆍ두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지역이기주의까지 만연되면서 외지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건축물과 도로 등 하드웨어 구축은 일정 궤도에 오른 반면, 문화ㆍ상업ㆍ웰빙ㆍ시민의식ㆍ안전ㆍ환경ㆍ교통 등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게 없다.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가 부실한 탓이다. 시민의식 또한 특별시로 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본보는 외지인들에 비춰진 세종시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세계적 명품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개선점과 후속 과제 등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 “요즘들어 이사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과 인프라 격차가 너무 커 생활하기가 불편해요. 물론 신도시라서 일정부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여기면서도 적응하기 쉽지 않네요. 이런 줄 알았으면 차라리 동료 직원들처럼 1년 정도 통근버스로 출ㆍ퇴근을 하다 이사 올 걸 그랬어요. 시민들 의식구조도 그렇고요.”
지난해 11월 세종시 첫마을로 이사한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이모(46ㆍ여)씨는 “세종시로 일찍 이사온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세계적 명품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가 출범 8개월여가 지났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한 해소 대의를 등에 업고 2030년 50만 인구의 세계적인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
그러나 외지인들이 본 세종시는 여전히 '외딴섬'이고 '행복도시'와 거리가 멀다. 외지에서 온 이주자 대부분은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 충남, 공주 등 비교적 정주여건이 잘 갖춘 도시에 살던 이들이다. 2만여명을 넘어선 세종시 첫마을 인구 중 3000명 가량은 중앙 공무원이다.
하지만, 세종시는 그들이 살아오면서 누린 생활환경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걸음마단계 수준에 불과하다.
다양한 계층과 지역, 연령을 아우르는 주민 화합 소프트웨어가 턱없이 부족하고, 지역 이기주의는 여전히 만연해있다.
음식점 등은 독과점 양상을 띠며 '배짱영업'을 하고 있고, 택시 요금도 상식선을 뛰어넘고 있다.
오송역과 서울역간 KTX 일반실 요금이 1만8500원인데 반해, 오송역과 첫마을간 택시요금은 3만원을 넘는 아이러니가 이를 뒷받침한다. 물가 역시 도ㆍ농 복합도시 특성을 담아 저렴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경쟁 입찰방식으로 공급된 첫마을 단지 내 상가 매입 또는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이는 물가를 수도권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BRT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중심도시를 지향했지만, 배차간격 불규칙과 대기시간 증가, 선택폭이 좁은 첫차ㆍ막차 시간, 비좁은 차량 도로 등 교통서비스 는 여전히 수준 이하다. 퇴근 후는 물론이고 주말 문화ㆍ여가ㆍ레저ㆍ쇼핑 활동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리도 제대로 모르는 외지인들에게는 세종시는 마땅히 갈곳이 없어 '외딴섬'일 수밖에 없다.
일반 도시에서 총량 규제를 받고 있는 대형마트는 한 곳 없고, 영화관과 백화점, 도서관, 공연장, 놀이시설을 이용하려면 인근 대전과 조치원, 공주를 떠돌아야한다. 때문에 세종시로 이사한 외지인들은 주말이면 대천 앞바다 등 서해안이나 충남지역 내 명승지, 인근 외지로 가족나들이를 떠나고 있다.
충남대 세종의원 개원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가까운 종합병원과 다양한 의원 선택권없는 세종은 외지인들에게 여전히 불편하다.
새벽에는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도시, 밤11시를 넘으면 암흑도시가 돼버리는 두 얼굴의 세종시도 이주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주위가 온통 공사판이다 보니, 맘편한 산책도 주저하고 아이들을 맘껏 뛰어놀게 하기도 부담스럽다.
명품 스마트 교육을 꿈꾸던 학부모들은 행정 당국의 수요예측 실패로 자녀들을 인근 읍ㆍ면지역으로 보내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도 하다.
세계적 '명품도시'를 꿈꾸고 있는 세종시. 이에 대한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백운석ㆍ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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