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원도심에 번지는 효자음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우영]원도심에 번지는 효자음

[문화 초대석]김우영 작가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승인 2013-03-24 13:28
  • 신문게재 2013-03-25 20면
  • 김우영 작가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김우영 작가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김우영 작가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김우영 작가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충남도청이 내포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주변 상가들 매출 위축의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전시와 중구가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대전시장의 제2집무실을 설치하고 결재를 하는가 하면, 간부회의를 옛 도청사에서 하고 식사는 인근 음식점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시 산하 직원들도 앞 다투어 도청 인근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개발공사가 도청 앞으로 이전한데 이어 대전발전연구원과 대전문화재단이 조만간 도청으로 입주 예정이며, 각종 기관 단체가 속속 입주를 할 예정이다. 이 뿐이 아니다. 시에서는 각종 크고 작은 행사를 원도심 지역에 유치 관람객의 유입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청을 끼고 있는 중구청에서는 도청 주변 음식점을 살리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주 1회 구내식당을 운영 안하고 본청 직원 700여명이 도청 주변 음식점을 이용하도록 권장하는가 하면, 별도의 음식점 안내 책자와 팸플릿을 제작해 배포, 주변 상가 이용에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대전의 중심의 명소 서대전 시민광장에서 '칼국수 축제'라는 먹거리 축제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현재 대전시와 요식업조합이 긴밀히 협의중이다.

대전시와 대전문화재단은 올 해 7억 예산을 집중투입, 원도심 일대에 '익사이팅 2013년 원도심 활성화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외부의 많은 관람객 증가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불을 댕길 전망이다.

특히, 근래 원도심 지역에 조용히 행복한 파문을 일으키며 번지고 있는 이른바 '원도심 효자음(孝子音)'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두 가지 효자인데 그 중의 하나는 도청과 중구청 주변 음식점내에서 종종 열리고 있는 작은음악회 성격의 '푸드 콘서트(Food Concert)'다. 즉, 음식점에서 식사와 함께 손님들이 시낭송이나 기타와 색소폰연주, 노래 등의 여흥을 즐겨 당사자들은 물론 주변 손님들에게도 즐거움을 더해 주는 것이다. 물론 일정한 무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식당에서 앉거나 서거나 하는 자연스러운 문화행사다.

실제 지난해 연말 중구청 공원과 직원 30여명은 도청 뒤 '길림성 식당'에서 송년모임을 '푸드 콘서트'로 열었다고 한다. 평소 직원들이 가진 예능적 끼로 시낭송과 기타와 색소폰연주, 노래 등을 연출하고 실력이 뛰어난 직원을 자체심사를 통해 경품을 선물했다고 한다. 그리고 예전의 2차 술 마시기 통례를 깨고 인근 당구장으로 몰려가 조별로 스포츠 게임을 해 친목을 도모했다.

또 '원도심 孝子音'의 두번 째 '북 콘서트(Book Concert)'다. 이 행사는 대전중구문학회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회원들이 몇 년 째 일대에서 열고 있다. 즉, 시인이나 작가가 출간한 책을 행사장에 전시하고 예능적 끼가 있는 회원들이 시낭송, 기타와 색소폰 등 악기를 연주하곤 한다. 그리고 회원들이 출간한 책은 물론 다른 여타의 도서를 구비해 작가 팬 사인회, 전시회, 출판기념회를 비롯하여 벼룩 책시장, 시화전, 저자 초청 강연회 등 다양한 형태의 '북 콘서트'를 열고 있다. 장소는 중구청 입구 지하에 있는 공연장이나 계룡문고 또는 마땅한 음식점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21세기 문화의 세기에 흔히 논하는 지성문화(知性文化)다. 이제 문화는 인간이 느끼는 차원을 뛰어 넘어 각종 문화 콘텐츠중심축으로 자리매김되어 문화 머니로 등장하고 있다.

원도심에 잔잔히 번지는 효자음을 보면서 문득 영국의 철학자 '러버크 경'의 어록이 생각난다.

“마치 태양이 꽃을 물들이는 것과 같이 예술은 인생을 붉게 물 들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4.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5.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1.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2.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3.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4.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저소득어르신에게 쌀 배분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