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은 생명의 근원이기도하고 생명의 끝이기도 하다. 흙은 그 상태에 따라 유연하기도 하고, 단단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하고, 거칠기도 하다. 쉽게 부서지기도 하지만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흙은 1200도가 넘는 고온의 소성과정을 거치며 모든 불순물을 태워 버리고 새롭게 태어난다. 나의 생각에 따라 손놀림에 따라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지만 결코 내 마음대로만은 되지 않는다. 부족한 마음과 무딘 손끝이지만, 어떤 조형원리나 설명 없이 보는 이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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