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키 마사오' 피켓, 선거법 위반? 표현의 자유?

  • 사회/교육
  • 법원/검찰

'다카키 마사오' 피켓, 선거법 위반? 표현의 자유?

특정후보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 알리는 행동 '논란' 검찰 “유권자에 영향”VS 변호인 “공개된 사실”

  • 승인 2013-03-21 18:06
  • 신문게재 2013-03-22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전지법 'KAIST 졸업생' 첫 공판

선거 과정에서 특정후보와 관련 있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기 위한 행동은 합법일까, 불법일까.

결과에 따라, 향후 모든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조계는 물론, 정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도 재판부를 주목하고 있다.

21일 오전 대전지법 316호 법정에서는 제11형사부(재판장 이종림)가 주관으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KAIST 졸업생 김모(27)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공판에서의 핵심 쟁점은 검사가 제기한 공선법 위반 내용 중 하나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김씨는 대선을 앞둔 2012년 12월 11일 둔산동의 한 도로 위에서 '일본에 혈서를 쓰고 충성을 맹세한 만주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김씨의 행동을 보고 익명의 사람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한 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김씨가 공선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정식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공선법은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동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무리 피고인의 행위가 공익을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도 표현방식을 고민해보고 적합한 수단을 사용했어야 했지만, 피고의 표현은 유권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목적 또는 주장을 표현해 선거를 과열, 혼탁하게 하고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 것”이라며 벌금형(병합 400만원)을 구형했다.

반면,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내용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일본에 혈서를 쓰고 충성을 맹세한 만주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라는 표현은 이미 대선 후보 방송토론회 등에서 거론됐고, 역사책에 명시된 명백한 역사적 사실로, 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거운동 기간이라고 후보자와 관련해 이미 공개된 사실과 역사적 사실을 말할 수 없게 하면 모든 선거에서 진실을 말할 수 없게 하는 것”이라며 “피고인의 행동은 공선법 위반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이 있어야 공선법을 적용할 수 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을 말했고, 그 부분을 더 알리고 싶었을 뿐”이라며 “결국,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표현의 자유기금'에서 소송구조로 하는 재판이다. 선고는 다음달 4일 오후 2시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