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전국적으로 신한은행 전점이 전산 장애로 업무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금융 업무가 중단된 것을 모르고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신한은행을 찾은 한 시민이 허탈해 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
신한은행은 전산망이 마비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전산장애로 인해 일부 고객의 로그인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공지를 띄웠다.
이날 전산망 마비로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ATM 등 전산 단말기가 마비되면서 기본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았다.
NH농협은행도 몇몇 지점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했지만, 인터넷뱅킹과 ATM은 일부를 제외하고 정상 가동됐다. 하지만, 전산망이 불안해지자 자체적으로 통신선을 1시간가량 차단했다.
전산망이 마비된 사실을 모르고 은행을 찾은 고객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은행창구를 찾은 A 고객은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입금해 확인하기 위해 은행에 들렀다”며 “전산이 마비돼 확인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B 고객은 “주거래은행이 농협과 신한은행인데 두 은행이 전산망이 마비됐다”며 “찾아둔 현금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은 이날 오후 4시께 전산망을 복구해 정상운영에 들어갔으며, 전산망 마비로 금융거래를 하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신한은행은 이날 8시까지 농협은 오후 6시까지 창구영업을 연장했다.
금융권뿐 아니라 KBS와 MBS, YTN 등 주요 방송사의 전산망도 일제히 마비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본사 사옥 내 수백대의 컴퓨터의 전원이 일제히 꺼졌으며, 부팅도 되지 않았다. YTN 역시 500여대에 달하는 사내 컴퓨터가 다운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발생한 금융권과 일부 방송사 전산망 마비는 악성코드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긴급브리핑에서 “디도스 공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악성코드 감염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어 현재 소스코드를 채집중”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오후 2시25분께 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KBS, MBC, YTN, 신한은행, LG유플러스 등에 현장 대응팀을 출동시켜 현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정부 통합 전산센터 등의 다른 공공기관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사이버테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방송사, 은행 등에서 신고가 들어와 상황을 파악중”이라며 “사이버테러 가능성 등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악성코드에 의한 컴퓨터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정부, 국방부, 국정원 등 관련기관들도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국방부도 전산망 마비사태와 관련, 군의 정보작전방호태세인 ‘인포콘’(INFOCON)을 한 단계 격상했다.
박병주·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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