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업계서도 지역차별 논란, 지역 법조계 반발

서울변호사회 “지방 로스쿨, 수도권진출 제한 필요” 공문 파문 지역 법조계ㆍ학계 강력반발 “헌법위배” “논할 가치없어”

변호사 업계에서조차 '지역'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방 출신은 지방에서 영업하라'며 수도권 진출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지역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헌법 위배', '수도권 이기주의'라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충남대와 충북대 로스쿨, 지역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나승철)로부터 '지방 법학전문대학원의 지역균형발전 기여 방안에 대한 의견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받았다.

공문의 취지는 '지방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일정기간 수도권에서의 개업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문에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도입된 로스쿨제도가 실시된 지 5년이 경과하고 있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지방 로스쿨 출신 변호사 상당수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적으로 개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지방 로스쿨 출신은 일정기간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선거 당시 나승철 회장은 “지방 로스쿨 출신들은 해당 지역에서 2년 동안 활동한 뒤 서울회에 등록하는 등록 유예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지역 법조계와 학계는 '논할 가치도 없다'며 일축했다.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1기 박현래 변호사는 “변호사 등 경쟁이 치열한 모든 전문직에게 서울 진입을 제한하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정치와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가 수도권에 집중된 비정상적인 구조가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김재중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직업 선택과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다. 일정기간 서울에 못 오게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헌법위배”라며 “아무리 공문이라도 답변할 가치가 있어야 한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김동철 대전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는 “변호사 자격은 지자체가 아닌 국가적 개념이다. 이는 서울변호사들만을 위한 서울 이기주의”라며 “가능한 문제도 아니고, 법률시장의 현실에도 전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는 30일 오후 대구 수성관광호텔에서 열리는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장단 모임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