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위조, 학위 논문 대필, 가짜 명품, 철새 정치인 등등. 우리 주변에는 가짜, 소위 '짝퉁'이 판을 치고 있다. 아니 더 득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무형의 짝퉁은 학위 논문 대필이나 학력 위조가 될 것이고, 유형의 짝퉁은 가짜 명품을 꼽을 수 있다.
우리 사회 전반에는 고가의 상품이나 뛰어난 스펙 등 명품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과 선호현상이 뚜렷하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적 능력이 안되지만 짝퉁으로 치장하는 수요가 많다. 짝퉁을 찾는 소비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공급 또한 줄지 않는 실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상표 및 저작권, 특허 등 지적재산권 적발실적은 90건에 금액으로는 438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건, 70억원이 많은 수치다. 올해 적발된 90건 건수 가운데 짝퉁 명품 등 상표사범이 81건, 296억원에 달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짝퉁으로라도 명품 대열에 합류하고 싶은 열망이 내재해 있기 때문에 상표사범이 근절되지 않고 활개를 치는 것이다.
수년전 우리 사회에서는 학력 위조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됐다.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명망 있는 고위직 인사까지 망라돼 사회적 지탄을 덤으로 안고 사라진 이들도 있다. 학자 중 일부는 논문을 대필하거나 제자들이 쓴 것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슬그머니 가로채고, 이름만 끼워넣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정부 관료나 고위직 인사 청문회에서도 단골 메뉴로 문제가 제기된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 전반에는 짝퉁이 진짜처럼 득세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가 짝퉁임에도 그럴듯하게 포장만 하면 진짜인 줄 착각하고 대접해주기 때문이다.
철새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이당, 저당 옮겨다니며 팔색조처럼 상황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것도 짝퉁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겉모습, 눈에 보이는 것만 봐서는 왜곡된 짝퉁 전성시대를 변화시킬 수 없다. 온갖 명품으로 치장했건, 스펙이 뛰어나건 개의치 말고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되 선입견을 벗어 던져야 진정한 변화와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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