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방식은 달라도 내안에 사랑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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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방식은 달라도 내안에 사랑있다

사랑에 빠진 좀비, 심장이 다시 뛴다

  • 승인 2013-03-14 19:24
  • 신문게재 2013-03-15 12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고 한다. 사랑이 없다면 우리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남녀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까지.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주는 사랑이 있기에 우리는 삶이라는 긴 행군길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게 아닐까 한다. 화이트데이가 들어있던 이번주 극장가 '사랑'을 담은 영화 3편에 담긴 '3색 사랑'을 살펴본다.

●파파로티
▲ 파파로티
▲ 파파로티
조직에 몸담고 있지만, 음악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건달 고교생 '장호'(이제훈 분)가 까칠하고 시니컬한 음악 선생 '상진'(한석규 분)을 만나며 펼쳐지는 이야기. 장례식장에 있는 제자를 위해 죽을 챙겨주는 모습, 제자와 조폭과의 인연을 끊게하려고 조폭 큰형님을 찾아가서 자신의 '발모가지'라도 자르라고 말하는 모습. 제자와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함께 노래하는 모습 속에 코끝 찡한 '사랑'이 있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연기파 중년 배우 한석규와 청년 배우 이제훈의 연기 하모니가 기대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이끌어낸다. '건축학개론'의 국민 첫사랑 이제훈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또 다른 이제훈을 만나는 기회가 될 듯하다.
조연들도 좋다. 오달수가 진지하면서도 코믹한 교장 선생님 역을 맡아 교사 역할의 한석규와 연기 궁합을 맞췄고, 조진웅이 장호를 지켜주는 조폭 형님 창수로 나와, 형님의 찐한 우정을 보여준다. 스토리 못지 않게 영화 속 노래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클래식 문외한이라도 영화 속 이제훈이 부르는 '네순 도르마'(Nessun Dorma)와 '별은 빛나건만'의 매력에 빠져볼만하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대역으로 노래한 테너 '강요셉'을 검색해보거나 해바라기의 노래 '행복한 사람'을 흥얼거릴 수도 있다.



●웜 바디스
▲ 웜 바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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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웜 바디스
잘 생긴 좀비와 인간의 로맨스, '사랑에 빠진 좀비'라는 소재가 특이하다.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공포물과 로맨스가 혼합된 작품이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28일 후', '레지던트 이블', '나는 전설이다' 같은 기존의 좀비영화와는 다르다. 좀비영화이기에 잔인한 장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좀비영화에 비하면 정말 '달달하다'. 여성들을 위한 좀비영화라는 평.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좀비 R은 폐허가 된 공항에서 다른 좀비들과 무기력하게 살고 있었다. 인간을 사냥하러 나갔던 날 동료 좀비들과 줄리 일행을 습격하고 줄리의 연인을 뇌까지 먹어치운 뒤 갑작스러운 변화를 겪는다.
연인의 기억이 자신의 뇌로 고스란히 전이되면서 줄리를 사랑하게 된 것. 이때부터 차갑게 식어있던 'R'의 심장이 다시 뛰고, 사랑에 빠진 R은 줄리를 해치려는 좀비들 사이에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랑으로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 '좀비'를 보며, 무덤덤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이야말로 '좀비'는 아닐까 하는 의문과 함께 사랑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니콜라스 홀트는 최근 개봉한 영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에서 주인공으로 나왔고, 엑스맨:퍼스트 클래스에도 출연했다. 2002년 영화 '어바웃어보이'를 기억하는 영화팬이라면, 휴 그랜트와 함께 했던 그 소년 배우가 키 188㎝의 훈남으로 훌쩍 자랐다는데 놀랄듯하다. 청년의 암투병기를 밝고 경쾌하게 그려냈던 영화 '50/50'의 조나단 레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터치 오브 라이트
▲ 터치 오브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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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치 오브 라이트
선천적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절대음감을 지닌 피아니스트 황유시앙의 실화를 담은 대만영화다. 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는 맹인 피아니스트의 도전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시각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피아노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난 황유시앙. 난생 처음 시골집을 떠나 도시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지만 낯선 곳에서의 생활과 황유시앙을 외면하는 냉혹한 현실은 황유시앙을 더욱 외롭게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음료배달을 하는 치에를 만나게 되고 무용을 하고 싶지만 포기하고 살아가는 그녀의 꿈을 응원하게 된다. 자신 또한 그녀로 인해 위로 받으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하게 된 황유시앙은 자신의 장애를 개의치 않고 진가를 알아봐준 친구들의 도움으로 멈춰있었던 꿈을 향해 다시 나아가게 되는데….
천재 시각장애 피아니스트이자 실화의 주인공인 황유시앙이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힙합 가수부터 언더그라운드 밴드까지 황유시앙과 함께 등장한 실제 아티스트들의 능숙한 연기와 화려한 퍼포먼스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는 평이다. 지난해 10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관객상을 수상했고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 경쟁작으로 선정됐다. 대만 영화 특유의 풋풋하고 아련한 감성이 자리잡고 있어 주걸륜 주연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여친남친' 같은 대만영화를 좋아했던 영화팬이라면 더욱 챙겨볼만하다.

김의화 기자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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