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과 소멸의 반복… 현실과 환영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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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과 소멸의 반복… 현실과 환영의 경계

박상화 초대전 'Into the Landscape' 22일~내달 10일 롯데갤러리 자연ㆍ문명… 그리고 우리를 향한 메시지

  • 승인 2013-03-14 14:30
  • 신문게재 2013-03-15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Forest and city illusion' 인터랙티브 영상설치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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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and city illusion' 인터랙티브 영상설치 2012
박상화 초대전이 대전 롯데갤러리에서 열린다.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20일 동안 열리는 이번 전시는 'Into the Landscape'다.

광주 출신인 박상화 작가는 척박한 지역 미술의 상황에도, 90년대 후반부터 영상 매체와 테크놀러지를 이용한 미디어 작업에 꾸준히 몰입해 왔다.

더불어 작가가 직접 제기하는 질문, “인간 삶의 궁극적인 존재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 찾기는 '자연'과 '문명'이라는 대비되는 주제 안에서 구하고 있다. 1998년 첫 영상미디어 작품 발표를 시작으로 다양한 쟁점을 선보이는 박 작가의 작업은 크게 3가지 시리즈로 구분된다.

2000년에 선보인 '그림의 떡'을 비롯한 'Tower of babel'과 같은 초기작들은 자본주의와 현대 물질문명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이후로 일상적인 소재로 그 관심이 옮겨 가게 된다. 이 시기부터 작가는 본격적으로 평범한 일상 속의 이미지를 영상과 비디오 조각의 형식으로 제작하게 됐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접하는 공간, 사물, 사람들을 소재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판타지를 CG(computer graphic)기술과 VFX(video effect)등을 이용해서 영상으로 제작하고, 이를 설치하거나 비디오 조각의 형식에 담아 전시하고 있다.

본격적인 시리즈 작품 '이너드림 Inner dream'은 일상의 평범한 공간 속에 자연의 이미지를 대입시킴으로써, 시각적 흥미 외의 '현실에서의 일탈'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바닷물이 차오르고 거대한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아파트, 공기 주변으로 소멸했다가 다시 생성되는 화초 등,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생된 현대인의 주변은 초현실주의의 의외성과 유사하게 발상이나 감성의 전환을 유도한다.

▲'Innerdream APT exhibition view' 2010
▲'Innerdream APT exhibition view' 2010
문명에서 파생됐거나 자연에서 생성된 모든 개체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형상, 박상화 작가는 그 과정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지속적인 가치가 무엇인지를 미디어 아트의 장르적 속성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한다.

최근 선보인 '영상의 숲' 작업 또한 보는 이와의 소통의 문제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반투명 스크린에 비친 입체영상을 통해서 상상과 휴식의 공간을 만들어 내는 작업으로,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휴식과 쉼의 공간을 숲으로 표현해냈다.

숲 속의 기운과 느낌을 전시장으로 가져와서 존재의 집이자 쉼의 공간을 만들고 내고, 이를 위해서 설치된 가상의 숲 속으로 관람객이 들어가 그 공간을 직접 느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숲의 느낌을 전달하고자 향기, 바람, 심장 박동소리, 숲 속의 소리 등을 이용해서 오감을 통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박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전시장이 더 이상 일방적인 감상의 공간이 아니라 작품 속에서 만지고, 거닐고, 상호 반응하면서 작품을 경험하고 사유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시공간 자체가 하나의 큰 작품이자 소통의 공간이 되도록 하는 데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Forest and City Illusion' 작업에서는 문명 속의 현대인이 바라는 쉼과 안식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대상을 조망하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문명과 자연을 아우르며, 우리가 호흡하고 있는 모든 대기와 그 생명력에 깊숙이 들어가 보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 작품에서는 인간을 싸고 있는 외부세계의 생명력, 즉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거나 혹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외부세계의 유기적 구조와 에너지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를 찾을 수 있다.

현실과 환영 사이에서 감성을 자극하고 체감의 영역을 확장하는 미디어의 힘, 바로 그 소통의 현장에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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