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묵]대학이 국가미래창조의 중심적 역할해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원묵]대학이 국가미래창조의 중심적 역할해야

[목요세평]이원묵 한밭대 총장

  • 승인 2013-03-13 14:41
  • 신문게재 2013-03-14 20면
  • 이원묵 한밭대 총장이원묵 한밭대 총장
▲ 이원묵 한밭대 총장
▲ 이원묵 한밭대 총장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지금의 사회를 제4의 물결인 '창조사회'라 명명했다. 때마침 새 정부도 창조경제를 정책기조로 삼고 출범했다. 이는 그동안 물질 및 기술 중심의 산업사회가 이제는 다양한 문화와 융합되면서 전통적 생산과는 다르게 독특한 콘텐츠 중심의 다품종 다량 생산사회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요즘 사회의 핵심키워드인 창조, 과학, 융합이란 것도 알고 보면 15세기 르네상스시대와 같은 특성이 있다.

최근의 사회는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출현에서 볼 수 있듯이 사이버 세상이 도래했고 그동안의 경제 중심 사회가 문화 중심으로 변하고, 경박단소(輕薄短小)의 산업적 가치가 낙미애진(美愛眞)의 문화적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다.

창조시대는 변화와 확산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선·후진국간 기술격차가 줄고 도시와 농촌, 중앙과 지방의 격차를 크게 해소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 행복지수가 높은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창조사회 구현은 국가적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한 대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국가미래창조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우선 대학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라는 저서에서 대학이 다른 분야보다 가장 느린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이 대학보다 기술적 우위를 점유하고 있고, 글로벌 시대의 문화통합으로 야기되는 대학의 주도권상실은 대학 정체성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은 지역산업과 사회 속에 들어가 융화되어야 하며 학문간 융합구조를 갖추고, 산업과 협력할 수 있는 기술개발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 또 기술이전, 창업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산학협력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교육패러다임이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학문간 융합과 실용교육이 매우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대학의 특성화는 지역 발전에 매우 중요한 과제다.

둘째로 대학 교육 투자를 늘려야 한다.

우리나리의 대학교육 투자는 OECD국가 중 최하위수준인 GNP의 0.8%에 불과하다. 지역 국립대학 교수확보율만 보더라도 외국대학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고, 교수1인 당 학생이 30명을 넘고 있어 초중등학교 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작년 10월 필자가 5년 만에 다시 방문한 독일의 한 지방 대학은 최근 3조원의 재정투입으로 새로운 대학 인프라를 혁신한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웠다. 대학이 국제 경쟁력을 갖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OECD국가 평균수준인 GNP 1.2% 정도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대학이 지역사회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한다. 우리나라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경제력이 서울로 집중됨에 따라 지역대학도 지역과 함께 낙후되어 왔다. 지방분권이 잘 되고 있는 선진국일수록 중앙과 지방의차이가 없고 대학이 특성화되어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앞에서 언급된 르네상스의 역사에서도 알 수 있고 선진국의 대표적 사례인 미국의 실리콘 밸리, 일본 쓰쿠바, 프랑스 소피아 앙티 폴리스 등 혁신도시의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다.

지역대학이 지역 시민의 사랑을 받고 대학이 지역산업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대학은 교육을 통해 지역인재를 키우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창조사회의 대학패러다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 정부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과 경쟁력을 창출하기 위해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문화 콘텐츠까지 모두 한 부처에 집적화하고자 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 두뇌의 70% 이상이 모인 곳이 대학이며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들을 기르는 곳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대학이 변해야하고 지역대학을 키워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한 찰스디킨슨의 두 도시의 이야기 중 마지막 구절인 '지금은 지혜의 시대이며 어리석음의 시대이고 희망의 봄인 동시에 절망의 겨울이기도하다'란 말이 떠오른다.

우리에겐 지금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기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기고] 대전의 심장 3대 하천, 관광 수상스포츠 도시로
  2. 대전 유성 장대B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순항'
  3. 매출의 탑 로쏘㈜, ㈜디앤티 등 17개 기업 시상
  4. 국정 후반기 첫 민생토론회 위해 공주 찾은 윤석열 대통령
  5. 소진공, 2024 하반기 신입직원 31명 임용식
  1.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세종권역 희귀질환전문기관 심포지엄 성료
  2.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3. 정관장 'GLPro' 출시 한 달 만에 2만세트 판매고
  4. 한밭새마을금고, 'MG희망나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 진행
  5. 대전 여행업계, 명절 특수에 중국 무비자 정책까지 기대감 한껏

헤드라인 뉴스


문턱 낮아지는 정부 규제… 대전 미술관 추진동력 기대

문턱 낮아지는 정부 규제… 대전 미술관 추진동력 기대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에 대한 행정절차가 완화되면서 대전시의 굵직한 사업들이 추진력을 얻을지 주목된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사전평가 사무를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로 이양되지만, 여전히 정부의 권한이 강해 지자체의 자율성 강화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최근 신규 설립에 대한 사전평가 사무를 지자체로 이양하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개정안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이달 법사위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 통과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가 기능의 지방 이양을 추진하면서..

대기업 10곳 중 7곳 "내년 투자계획 없거나 미정"
대기업 10곳 중 7곳 "내년 투자계획 없거나 미정"

대기업 10곳 중 7곳이 내년 투자 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시장 위축 및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도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아 내년 국내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기업 투자계획 조사' 결과,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는 기업이 56.6%, '투자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11.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로봇·센서로 방사성핵종 분리한다… 원자력연 세계 최초 개발
로봇·센서로 방사성핵종 분리한다… 원자력연 세계 최초 개발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 연구진이 방사성폐기물 안전 처분을 위한 신개념 방사성핵종 분리 장치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로봇과 센서를 활용해 핵종을 분리하는 기술로 빠르고 효율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원자력연은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이종광 박사팀이 신개념 분리 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할 땐 방사성핵종 분석을 필수로 진행하는데, 분석은 다시 전처리·분리·계측 과정으로 나뉜다. 이종광 박사팀은 분석 단계 중 분리 장치를 개발했다. 핵종 분리는 방사성폐기물을 녹인 시료에 특정 핵종과 반응하는 시약을 투입해 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더 아름답고 더 화려하게’ ‘더 아름답고 더 화려하게’

  • 추울 땐 족욕이 ‘최고’ 추울 땐 족욕이 ‘최고’

  • 국정 후반기 첫 민생토론회 위해 공주 찾은 윤석열 대통령 국정 후반기 첫 민생토론회 위해 공주 찾은 윤석열 대통령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