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의 늦은 나이에 첫아이를 출산한 정모(대전 서구)씨는 얼마전 자신의 유방에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져 깜짝 놀랐다. 통증은 없었지만 그전에 없던 것을 느끼면서 불안감이 생겼다. 정씨는 늦은 출산과 모유수유기간도 한달 남짓에 불과하면서 유방암이 아닐지 걱정스러웠다. 다행히 병원을 찾았을때는 단순 물혹이었지만, 평소 무심코 지나갔던 유방암에 대해 막연한 걱정이 생겼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유방암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있다. 하지만 일찍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은 암중의 하나다. 유방암에 대해 건양대병원 유방ㆍ갑상선클리닉 나유미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편집자 주>
▲건양대병원 유방갑상선 클리닉 나유미 교수 |
우리나라 유방암은 40대 중후반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서구에 비해 젊은 연령에서 발생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폐경 후의 환자가 대다수인 서구에 비해 한국에서는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으며, 폐경 전 여성 유방암의 비율이 약 60%에 이르고 있다.
40대의 여성에서 40%의 높은 발생빈도를 보이며, 또한 40세 이하의 환자도 약 20%를 차지하는데, 이는 서구에 비해 약 3배정도 높은 수치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 여성에게 맞는 유방암 예방과 조기검진, 진단과 치료, 그리고 치료 후 회복에 대한 프로그램 마련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유방암은 선진국형 질환=유방암이나 대장암은 흔히 '선진국 형 질환'이라고 불린다. 산업화나 급속한 경제성장, 세계화 등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고지방, 고칼로리에 의한 고영양화, 비만인구의 증가가 중요한 유방암 위험인자라고 할 수 있다.
저 출산 현상, 짧은 모유수유기간, 이른초경, 늦은 폐경, 늦은 결혼연령, 임신을 하지 않거나 늦은 출산도 유방암 발생률을 높이며, 특히 비만인 경우 체중이 1㎏ 증가할수록 유방암 발생 확률이 1%씩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 밖에도 경구피임약복용, 호르몬대체요법사용, 유방암의 가족력 등이 유방암 발생 위험인자라고 할 수 있다.
유방암의 진단은 특별한 증상이 있거나 혹은 없는 경우에도 전문의와 상의 후 위험요소가 있는지, 혹은 신체검진 후 이상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후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검사 같은 영상학적 진단으로 병변확인절차 거치게 되는데, 병변 없는 경우에는 1~2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이상병변이 확인된 경우는 절제여부 결정을 위해 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비종양이나 비 증식성 병변일 경우 주기적으로 추적검사를 실시하고, 악성이나 증식성 병변일 때는 제거를 해야 한다. 조직검사결과 악성종양일 경우 전신 검사를 통해 치료계획을 세우게 된다.
▲유방암의 치료방법=유방암 치료는 크게 국소치료와 전신치료로 나눌 수 있다. 국소치료는 병변부위를 절제하고 절제 후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며, 유방암이 많이 진행 되었거나 다른부위 전이가 있을 경우 항암화학요법이나 호르몬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을 전신치료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유방암 수술은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유방전체제술)이 주로 시행되었으나,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피하유방전절제술' 후 유방복원술을 시행하여 미용적인 측면을 고려한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유방전절제술이 재발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유방의 소실은 여성으로서 굉장히 큰 상실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유방 보존술은 외과 의사나 환자에게 매력적인 수술법이다. 요즘처럼 건강검진이 활성화 되어 0기나 1기처럼 조기에 발견된 분들은 유방보존술의 기회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잔존 유방암 조직을 없애주고 생존율 향상에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유방보존술 후 항상 시행한다. 유방전절제술 후에도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임파선 절제술이 부족한 경우, 3기 유방암 환자나 절제면이 종양이 가깝게 위치한 경우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생존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흔히 항암치료는 수술 후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술 전에도 하는 경우가 있다. 호르몬수용체가 양성인 유방암에서는 항호르몬요법을 시행하면서 유방암의 치료 및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유방암 생존율=한국 유방암학회 발표에 따르면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90%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다른 암의 생존율은 위암이 61%, 대장암 67%, 자궁경부암 80% 정도인 것에 반해 굉장히 좋은 생존율이라고 할 수 있다.
생존율은 병기별로 달라진다. 0기암 경우 거의 100%, 1기 98%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지만 3기에는 69.7%, 4기에는 30.2%로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아무리 완치율이 높더라도 유방암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임신과 출산 그리고 모유수유를 하는 것만으로도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다.
호르몬 요법이나 피임약 사용에 주의하고, 규칙적인 운동, 저지방 식단, 금주 등을 꾸준히 지킨다면 유방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나유미 교수는 “유방암 예방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을 받는 것인데, 30세 이후는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후는 2년 간격으로 전문의의 임상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며 “40세 이후부터는 1~2년 간격으로 의사의 진찰과 유방촬영을 병행하면 예방과 조기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유방암 자가진단법
1단계:거울을 보면서 육안으로 관찰
-양팔을 편하게 내려놓은 후 양쪽 유방을 관찰한다. -양손을 머리 뒤쪽으로 올려 깍지 낀 자세를 취한 후 팔에 힘을 주고 가슴을 앞으로 내민다.
-양손을 허리에 짚고 어깨와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면서 가슴조직에 힘을 주고 앞으로 숙인다.
2단계:서거나 앉아서 촉진
-검진하는 유방쪽 팔을 머리위로 들어올리고 반대편 2, 3, 4번째 손가락 첫 번째 마디 바닥면을 이용해 검진한다. -유방 주위 바깥쪽 상단 부위에서 원을 그려가면서 안쪽으로 검진한다. -반드시 쇄골의 위아래 부위와 겨드랑이 밑에서부터 검진하며, 동전 크기만큼씩 약간 힘주어 시계 방향으로 원을 그려가면서 검진한다. -유두 주변까지 작은 원을 그리며 만져본 후에는 유두의 위아래와 양옆에서 안쪽으로 짜 보아서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있는지 확인한다.
3단계:누워서 촉진
-편한 상태로 누워 검사하는 쪽 어깨 밑에 베개나 타월을 접어서 받친 후 검사하는 쪽 팔을 위로 올리고 반대편 손으로 2단계의 방법과 같이 검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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