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형]박종우를 배워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연형]박종우를 배워라

[NGO 소리] 이연형 천양원 원장

  • 승인 2013-03-07 14:57
  • 신문게재 2013-03-08 20면
  • 이연형 천양원 원장이연형 천양원 원장
▲ 이연형 천양원 원장
▲ 이연형 천양원 원장
일본인들은 어려서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가정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그런 교육의 결과가 실생활에서 친절로 나타나고 온 세계가 다 인정하는 그들만의 국민성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에 대한 역사 인식에서만은 그런 면을 볼 수 없다.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은 역사적인 기록이나 실효적인 지배가 실증적으로 명명백백하거늘, 우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지난 달 22일 시마네현(鳥根)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이란 행사를 거창하게 치르면서 우리를 자극했다. 지금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근성을 국민들에게 불 지피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그들은 60년대 쥐꼬리만큼의 배상을 하고는 죗값을 다 청산한 양 우리를 비아냥댄다. 수많은 처녀들을 전쟁터로 끌고 가 성적 노리개로 삼았던 추악한 행위를 덮으려고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독도가 일본영토라는 말뚝을 세우지를 않나, 그것도 모자라 소녀상의 얼굴에 성인 잡지 모델의 몸을 합성한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추군매춘부(追軍賣春婦)라 희롱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끔찍하고 추악한 죄상인가. 지난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와 함께 응분의 배상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조롱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 국민성의 이중성이다.

연초 KBS는 <특파원 리포트 '독일의 반성-100년의 증오를 넘다'>를 방영했다. 일본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하고 전 유럽을 침공하여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던 독일은 일본과 달리 철저히 그들의 과거사를 반성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폴란드 희생자 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고 이런 독일의 진심어린 사죄가 모든 피해 당사국 국민들의 마음을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변화시킨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가 우리 심금을 울리는 것은 일본과 너무도 비교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작년 런던올림픽에서 우리 축구팀은 일본을 꺾고 올림픽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선수들은 물론 온 국민이 열광했고 그 때 있었던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를 정치적인 행동으로 규정한 IOC는 메달 수여를 보류하고 이 문제의 진상을 조사해왔다. 박종우 선수는 그의 세리머니가 정치적으로 계획된 행동이 아니고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일 뿐이라는 증거로, 경기가 끝난 후 그라운드에 앉아 울고 있는 오츠유키 선수에게 다가가 위로해주는 영상을 보여주며, '그를 보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자 그가 얼마나 가슴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명했다. 그 결과 IOC는 박종우 선수를 스포츠맨십을 실천한 선수로 인정하고 6개월 만에 메달을 수여했다. 얼마나 아름다운 스토리인가.

일본인들이여,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 어찌 독도가 일본의 영토란 말인가. 1500년 전 신라 지증왕 13년의 삼국사기 기록과 1737년 프랑스 지리학자 당빌(D'Anville)이 편찬한 조선왕국전도 등 수많은 기록물은 그렇다 치자. 1905년 귀국해 발행한 일본해해전도(日本海海戰圖)와 1931년 교과서에도 조선 땅이라 명기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우리는 일주일 전 제94주년 3·1운동 기념일을 지켰다. 일제의 압박에 항거, 전 세계에 민족의 자주독립을 선언하고 온 민족이 총궐기하여 평화적 시위를 전개했으나 일제는 총칼을 휘두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 이후 많은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일본의 태도와 대비되는 박종우 선수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고 멋진 스포츠맨십이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로 수식되고 있는 한일 관계가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발전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일본은 박종우를 배워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4.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5.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1.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2.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3.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4.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저소득어르신에게 쌀 배분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