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심장이 먹먹하게 힘들 때가 있다. 누구도 곁에 두고 싶지 않을 때, 때로는 영화 한편이 깊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어두운 영화관에서 눈물 콧물 다 빼고 나오며, 가슴 후련해졌던 기억은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힐링 무비' 한편이 새 봄 3월 극장가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석규와 이제훈이 호흡을 맞춘 영화 '파파로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서수용(53) 김천예고 교사와 그의 조폭 출신 제자 김호중(22)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김호중이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고딩 파바로티'로 이름을 알린 것이 계기가 됐다.
영화의 제목이 '파파로티'가 된 것은 세계적 테너 파바로티와 관련있다. 파바로티가 고교생 주인공의 롤모델이었기에 제작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 '나의 파바로티'라는 제목을 붙이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존 인물인 파바로티의 이름을 쓰기 위해서는 거액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됐기에 결국 크랭크인 직전 제목을 '파파로티'로 정했다는 후문이다.
성악천재지만 건달이 된 고교생과 까칠한 음악선생이 만나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성장스토리라는 점에서 자칫 뻔할 수 있는 이야기구조지만 한석규와 이제훈 두 배우의 연기 하모니가 기대 이상의 '작품'으로 빚어졌다. '치유받은 느낌! 7번방에 이어, 이번 3월엔 파파로티가 나의 베스트 힐링영화네요'라는 네티즌 한줄평이 눈길을 끈다.
최근 '베를린'에서 한석규를 만났던 관객이라면, 냉철한 성격의 국정원 요원은 잊어야할듯하다. 이번 영화에서 한석규는 한때 잘나가던 성악가였으나 지금은 시골학교 음악 선생으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베토벤을 연상시키는 파마머리에 코믹한 매력까지, 한석규의 숨겨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훈에게는 20대의 마지막 작품으로 군 입대전에 촬영했다. 30살의 나이에 고등학생 연기에 도전했는데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동안 외모'가 신기하다. 성악 연기를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노래 연습에 매진했다는 후문이다. 14일 개봉.
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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