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방송 업무 이관' 협상 안 풀리네

민주, 정부조직법 처리 3대 조건 제시… 與 “수용 불가” 거절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가 3월 임시국회로 넘어간 가운데, 여ㆍ야는 핵심 쟁점인 방송 업무 이관과 함께 방송의 공정성 확보 방안을 둘러싸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대 쟁점인 종합유선방송사업, SO 업무에 대해 새누리당은 방송통신 융합을 통한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SO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유선 방송들의 채널 배정권 등을 견제하기 위해 방통위에 남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6일 정부조직 개편안 원안 처리를 위한 3대 조건을 제시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제안한 3대 조건은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공영방송 이사 추천 시 재적의원 3분의2 찬성으로 의결하는 특별정족수 장치 마련, ▲여야 합의한 언론청문회 약속 이행, ▲김재철 MBC 사장에 대한 검찰조사 재개 및 김 사장의 사퇴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런 것들이 지켜진다면 공정성과 중립성, 공공성을 담보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추진하면 정부조직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비공개회의에서 전했고, 오늘 새로운 대안으로 공개적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방송의 공정성, 공공성, 독립성을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요소이자 우리 당의 양보할 수 없는 정체성과도 직결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정부조직법 협상 과정에서 제안을 받았지만, 언론에 정치적으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협상 대상이 되지 않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제안한 공영방송 사장 및 이사 임명요건 강화 등 3대 요건에 대해“정부조직법과 무관한 사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 대변인은 “김재철 사장의 검찰조사는 방송의 공공성, 공정성을 요구하는 민주당에서 정치권의 방송 불개입 원칙을 지켜야 함에도 사실상 언론에 대한 정치권 개입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언론과 방송을 정치투쟁으로 만드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이런 주장은 정말 방송을 공정하고 공공성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새누리당 입장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제안을 즉각 거부한 새누리당에 대해“새누리당은 청와대 원격지도부가 장악한 리모콘 부대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지난 참여정부 당시 초대 총리인 고건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해 야당이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대북송금 특검을 조건으로 내건 것을 상기시키며 “정부조직법 이 언론청문회 등과 상관없다고 하는데 그럼 고건 국무총리 인준처리와 대북송금 특검은 무슨 상관이 있어서 한나라당은 그 난리를 부렸느냐”고 힐난했다. 박 대변인은 “어떻게 꼬인 협상을 풀기 위해 야당이 나서 타협점을 찾고 여당은 반대만 일삼느냐”며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나서서 민주당과 마련한 협의안을 합의 발표 5분전에 걷어차고, 무조건 반대만 외치는 무기력한 여당이 됐다”고 비판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